8%대 모기지 금리에 수요 '뚝'
주택 보유자도 집 안 내놔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에서 내년 주택 판매가 30년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대를 뚫고 오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구매 수요가 크게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저금리로 구매한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도 집을 내놓지 않아 시장이 추가로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은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기존주택 판매가 380만 채로 올해 판매량 전망치 대비 6.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예측이 적중할 경우 미국의 주택 판매는 2020년 고점에서 40% 이상 급감하게 된다.
골드만은 주택 착공이 134만 채로 올해보다 4%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여기에 다세대 주택 착공의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택.[사진=블룸버그] 2023.10.24 mj72284@newspim.com |
미국의 주택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면서 호황을 이뤘다. 이후 지난해 3월 연준은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덩달아 모기지 금리도 크게 올랐다. 팬데믹 속에서 2%대까지 하락했던 모기지 금리는 최근 8% 위로 올랐다.
모기지 금리가 뛰면서 높은 월 납부금을 감내해야 하는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 매입을 포기하는 분위기다. 낮은 금리를 포기하지 않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도 집을 내놓지 않아 주택 공급도 메마른 상태다.
골드만의 로니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록 인 효과'(lock-in effect)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기존 주택 판매를 더욱 줄이고 내년에는 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주택 수요가 줄면서 최근 몇 년간 가팔랐던 주택 가격 오름세도 완만해질 전망이다. 골드만은 2024년 12월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1.3% 올라 올해 가격 상승 예상치 3.4%보다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골드만은 미국 경제가 침체를 맞이할 확률은 낮다고 보지만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 및 신규 착공 감소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 등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GDP 성장률이 앞으로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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