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포토에세이] 경북 예천 초간정에 스미는 가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우리나라 최초 백과전서 '대동운부군옥' 탄생지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가을 기운이 만산을 어루만지자 홍염(紅焰)이 물결처럼 산야를 물들인다. 가을이 깊어진다.

들녘은 한 해 농사를 수확하는 사람들로 부산하다. 휴일이면 사람들은 자연이 스스로 피워 올리는 홍염을 쫒아 무리를 지어 가을 속으로 떠난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원림 속에 담긴 초간정.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정(草澗亭)은 경북 예천 용문면에 자리한 누정이다. '십승지'로 이름 난 '금당실'마을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조선 초기인 1582년(선조 15),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선생이 환로에서 나와 말년을 보내기 위해 원림을 조성하면서 건립하고 초간정사(草澗精舍)라는 이름을 붙였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오래된 노송숲인 초간정 원림과 금곡천 개울을 끼고 정물처럼 앉아있는 초간정.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임란으로 소실된 것을 초간 선생의 아들인 죽소(竹所) 권별(權鼈)이 1626년(인조 4)에 다시 건립했으나 다시 화재로 소실됐다.

초간선생의 현손인 권봉의(權鳳儀)가 1739년(영조 15)에 허물어진 옛 터에 다시 세우고 바위 위에도 정자 3칸을 앉혔다.

현존하는 초간정과 원림은 이 때 조성된 것이다.

초간정은 원림과 원림을 끼고 흐르는 금곡천을 배경으로 자연석을 주춧돌로 놓고 앞면 3칸, 옆면 2칸의 겹처마에 팔작지붕을 올렸다.

누정의 처마에는 남쪽에 초간정사, 북쪽에 초간정(草澗亭), 동쪽에 석조헌(夕釣軒)이라고쓴 각기 다른 편액이 걸려 있다. 이 가운데 초간정사라고 쓴 편액은 권문해가 처음으로 초간정사를 지을 때 초간정사라는 이름을 붙여 준 소고(嘯皐) 박승임(朴承任, 1517∼1586)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우리나라 최초 백과전서인 '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지은 초간 권문해 선생의 13대손이 바쁜 가을걷이를 멈추고 초간정에 담긴 이야기를 전해주신다.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정을 이루는 고건물의 당호에서 국사와 백성의 안위를 다루는 조정에서 물러나 '산골 개울'이 흐르는 볕 바른 곳에 초가를 짓고 노을이 서편하늘을 물들이는 해거름에 바위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며 풍류와 안빈낙도가 물처럼 흐르는 은일(隱逸)의 삶을 즐긴 권문해 선생의 풍채가 오롯이 묻어 나온다.

초간정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5호이다. 또 초간정을 품고 있는 초간정 원림(園林)은 명승 제51호이다.

초간 권문해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지은 조선초기 최고의 지성이다.

초간선생은 1560년(명종 15)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좌부승지·관찰사를 지내고 1591년에 사간이 되었다. 이황(李滉)의 문하에서 수학하고 류성룡(柳成龍)·김성일(金誠一) 등과 교류했다.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과 문집으로 '초간집'을 남겼다. 예천봉산서원(鳳山書院)에 배향됐다.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 판목(板木)은 초간정에 보관되다가 예천 권씨 초간 종택에 조성한 백승각(白乘閣)에 보관된 후 최근 예천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대동운부군옥 판목'은 보물 제878호이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청년화가가 조선 최고의 지성이 은일자적하던 초간정에 스미는 빛깔을 담고 있다. 2023.10.21 nulcheon@newspim.com

400년은 훌쩍 넘었을 오래된 노송의 가지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초간정의 자태가 창연하다.

송림으로 이뤄진 초간정 원림과 초간정사를 끼고 흐르는 금곡천의 물소리가 청아하다.

초간정사 측면과 후면이 바라보이는 금곡천 개울 모래톱에서 청년화가가 초간정으로 스며드는 명징한 가을 빛과 색깔을 화폭에 담고 있다.

청년화가의 눈길에 잡히는 조선 최고의 지성이 은일자적하던 초간정에 스미는 빛깔은 어떤 색깔일까?

초간정 맞은편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나락을 갈무리하던 초로의 노인이 일손을 멈추고 초간정에 얽힌 내력을 소상히 일러주신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초간정의 가을.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 권문해 선생의 13대손이시다. 초간정을 건사하는 일부터 '대동운부군옥' 판목을 도둑맞았다가 천신만고 끝에 되찾은 일을 실감나게 들려주신다.

13대손의 품새에서 조상과 문화유산에 대한 각별한 존경과 애정이 가을볕처럼 맑게 번져나온다.

13대손은 지난 여름 예천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초간정 돌담까지 수위가 오르고 원림에서 초간정으로 이어지는 금곡천 다리 난간이 모두 유실됐다며 당시의 아찔했던 기억을 들려주신다.

13대손은 내달 묘사준비를 위해 나락베기를 서둘러야 한다며 최근에 수확철이 다가와도 일손구하기가 어렵다며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논으로 발길을 옮기신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황금빛, 다홍빛깔로 깊어가는가을.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젊은 부부가 고만고만한 남매의 손을 잡고 초간정을 어루만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한 차례 바람이 불자 원림을 이루는 오래된 나무들이 잎사귀를 흩날린다.

바람에 날린 이파리들은 다시 땅으로 스며들어 새 봄에 다시 연록의 새순을 피울 터이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사진
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