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샤오미(小米)·비보(vivo) 등 중국 로컬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체 운영체제(OS)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관차저왕(觀察者網)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쥔(雷軍) 샤오미그룹 회장은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기존 자사 OS를 대체할 새로운 OS를 공개했다. 레이 회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샤오니 하이퍼 OS가 샤오미 14시리즈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또 다른 스마트폰 업체인 비보는 오는 11월 1일 열릴 개발자 대회에서 독자 개발한 최신 OS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보는 기존에 오리진(Origin)이라 불리는 안드로이드 기반 유저인터페이스(UI) OS를 사용해 왔다.
룽야오(榮耀·아너) 역시 안드로이드 기반의 매직(magic) OS 8.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매직 8.0은 기존의 매직 OS 7.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에너지 소모율을 낮추고 다양한 기기와의 융합이 가능하며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바이두(百度)] |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체 OS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기기 제조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업계에서 장기 생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Canalys)의 중샤오레이(鐘曉磊)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체 OS 개발은 단말기 간의 호환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화웨이(華爲) 스마트폰이 최근 대대적인 흥행을 거둔데 더해 화웨이의 차세대 단거리 무선 연결 기술인 '니어링크(Near Link·星閃)'가 강한 생태계 통합능력을 보인 것이 샤오미 등의 자체 OS 개발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중샤오레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수요가 크지 않고 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샤오미는 두 가지가 중요했을 것"이라며 "첫째, 전기차 시장의 두 번째 성장 단계에서 승부를 보고 둘째, 기존의 고객층을 지키기 위해 자체 OS를 출시함으로써 R&D 능력을 입증하고 고객을 늘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레이 회장은 "사물인터넷 시대 각종 디바이스에 연계되는 OS 간 차이와 규모의 방대함, 기존 OS와의 어려운 협력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200여 종에 달하는 거대한 디지털 제품을 가진 샤오미로서는 자체 OS를 확보해야만 완벽한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각 브랜드가 출시한 OS가 기존의 시장 구도를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다. 화웨이 자체 OS인 훙멍(鴻蒙·하모니)의 경우 2019년 출시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OS 시장은 여전히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훙멍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8%까지 늘어났다. 반면 iOS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각각 20%, 72%로, 훙멍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iOS와 안드로이드가 각각 20%, 78%의 점유율을 확보 중이고 훙멍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2020년 당시 화웨이 소비자업무 소프트웨어 부문을 총괄하던 양하이쑹(楊海松) 부총재는 "마이크로소프트·블랙베리·노키아 등 많은 대형 업체들이 자체 OS 개발을 시도했지만 이들 OS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소 16%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