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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 성악계 스타들 모인 고품격 오페라 '투란도트'

기사입력 : 2023년10월19일 16:47

최종수정 : 2023년10월19일 16:4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선보인다. 연극계 거장 손진책 연출의 첫 오페라 작품이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세계 최정상 테너 이용훈의 국내 오페라 무대 데뷔작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19일 '투란도트' 연습실 공개와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롭게 선보이는 손진책 연출의 오페라 데뷔작을 소개했다. 이 자리엔 박혜진 단장, 손진책 연출, 테너 이용훈, 소프라노 이윤정, 소프라노 서선영, 협력연출 이래이 등이 참석해 작품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 '투란도트' 연습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 손진책 연출·이용훈·이윤정·서선영·양희준 등…세계적인 오페라 스타들 모여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이다. 전 세계에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인 투란도트는 일반적으로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투란도트의 모습으로 결말을 그려낸다. 서울시오페라단에서는 결말을 비틀어 새롭게 선보인다.

손진책 연출은 "투란토트는 용맹한 왕자 칼라프가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토트와 대결을 벌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 다는 내용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왕자 칼라프를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시녀 류(Liu) 이다. 널리 공연되는 투란도트의 결말과 다르게 류(Liu)가 지키고자 한 숭고한 가치를 더 깊이 되새기는 연출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연출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은 "아직 오페라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신 분들께 생애 첫 오페라 추천하기에도 투란도트는 적합한, 참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널리 알려진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세계 최정상 테너 이용훈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관람객에게 평생 기억될 감동과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서울시 오페라단의 '투란도트'는 전 세계 최정상급 테너 이용훈의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다. 그와 함께 역시 유럽 무대에서 주로 활약해온 소프라노 이윤정이 주인공 투란도트 역으로 출연한다. 이윤정은 "메조 소프라노에서 소프라노로 전향하고 처음 출연했던 작품이 '투란도트'였다"면서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 '투란도트'의 투란도트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정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소프라노 이윤정은 "'투란도트'가 제게 특별한 작품이고 학교마다 교수님 아니면 지휘자에 따라서 이미 종합 예술인 오페라가 조금씩 뭔가 달라질 수 있어 항상 기대되는 작품"이라며 "이번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 목소리를 들려드릴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고취하고 위로할 수 있는 연주가 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칼라프 역으로 고국 무대에 처음 서는 테너 이용훈은 "드디어 한국 데뷔가 성사됐다. 기적처럼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 참 놀랍고 단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정말 신경 많이 써주셨다. 사실은 데뷔를 내년에 '오텔로'로 하기로 돼있었다. 우연은 아닌 듯하다. 제가 해외 공연 사이에 2주 정도 쉬는 기간에 딱 한국에 들어와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여러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런 좋은 극장에서 첫 무대를 함께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 새롭게 해석한 류의 헌신…다양한 변주로 확장되는 고전 오페라의 묘미

손진책 연출은 여러 편의 연극과 창극을 오가며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여왔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오페라 연출을 두고 그는 "저는 연극이나 오페라나 모든 공연이 그 본질은 소통이기 때문에 본질에 대한 차이는 없다고 본다"면서 "오페라 전에 무용을 하면서도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을 안했었다. 이번에는 그래도 역시 '음악이 먼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악적인 효과를 최대한 하는 것이 앞서는 부분이다라는 데 저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 '투란도트'의 손진책 연출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이어 "오페라라는 것은 이 대본을 가사가 주어진 대로 작곡이 된 대로 그대로 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다소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속에서의 작업이고 뭔가 재밌는 부분이 있겠구나 그래서 새로운 발견이 생길 수 있겠구나 발견도 하게 된다. 연극은 만들면서 그 과정에 즐거움이 있다. 과정의 즐거움과 변화인데 이거는 결과의 즐거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란도트' 연출에서 가장 새롭게 표현될 류 역의 소프라노 서선영 역시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직을 맡고 있는 명성있는 성악가 중 한명이다. 그는 "저를 택해주셔서 세계적인 음악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뒤에서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역대급 가장 평화롭고 이렇게 유연하게 연습하는 가운데서 오히려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저 스스로도 조금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 '투란도트'에 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서선영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특히 류가 칼리프 왕자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희생적인 역할로 머물지 않는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사랑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라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서선영은 "손주가 너무 예뻐서 끊어질 것 같은 허리에 업고 재우는 것, 남편이 늦은 밤에 들어와도 뭐 하나 챙겨주는 가만있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류에게는 그 사랑이 죽음이 아니었을까. 정말 고통스럽거나 희생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죽으면서도 기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전 새계 오페라 무대의 고전같은 작품인 만큼 '투란도트'는 다양한 비틀기와 해석을 덧댄 버전이 이미 많기도 하다. 테너 이용훈은 드레스덴에서 했던 '오징어 게임' 버전의 '투란도트' 무대 경험을 얘기하며 세계적인 한국의 콘텐츠 열풍을 몸소 체험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 '투란도트'의 칼라프 역을 맡은 테너 이용훈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10.19 jyyang@newspim.com

또 지난 2014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던 그는 3-4년 전 이미 섭외와 조율이 모두 이루어지는 오페라 공연 특성상 느꼈던 교수직의 어려움을 공개하며 "개인적으로 배움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임했다"고 아쉬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용훈의 국내 데뷔작, 오페라 '투란도트'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경희대 음악대학 교수인 테너 신상근, 한국오페라예술원 교수인 테너 박지응(루디박 Rudy Park)이 칼라프 역을 이용훈과 번갈아 맡는다. '투란도트'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정(Lilla Lee)과 김라희가 연기한다. 칼라프의 시녀 '류'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활동하는 서선영과 뉴욕 메트 오페라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소영이 맡는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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