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클린스만호가 애타던 첫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축구팬들은 개운하지 않다. 대표팀 전술 운용 등 경기력엔 물음표가 여전하다. '재택 근무' 논란을 안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로 한국(28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래로 평가받는 사우디 상대로 거둔 승리다. 게다가 지난달 이탈리아 출신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사우디는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승리가 없을 만큼 분위기가 안 좋았다. 컨디션 좋은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출동한 한국의 1점차 신승은 아쉽다.
[뉴캐슬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클린스만 감독이 13일(한국시간) 열린 사우디와 평가전을 차두리 코치와 지켜보고 있다. 2023.9.13 psoq1337@newspim.com |
공격 전술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패턴에 의한 플레이, 약속된 움직임없이 선수의 개인 기량에 맡겼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 넓은 간격으로 패스 실수가 잦았다. 선수들 사이 간격이 워낙 넓다 보니 무리한 패스가 끊겨 매끄러운 공격이 안보였다. 조규성의 헤더 결승골은 우리가 잘해서 얻은 게 아니다. 상대 수비 실수로 얻은 행운의 득점이었다. '전차군단' 스트라이커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화끈한 공격축구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부임후 6경기에서 얻은 건 5골, 잃은 건 6골이다.
불안한 수비도 여전하다. 중원과 후방 사이 패스미스가 속출했다. 빌드업이 불안하니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습으로 연결됐다. 전반 7분 센터백 정승현(울산)과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의 호흡이 맞지 않아 상대에게 어이없는 실점을 내줄뻔했다. 후반전 막판 체력 저하도 문제점으로 노출됐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만 보지말고 3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 대비한 세대교체도 고민해야할 것이다.
[뉴캐슬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조규성이 13일(한국시간) 열린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결승 헤더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2023.9.13 psoq1337@newspim.com |
클린스만호는 튀니지(10월 13일), 베트남(10월 17일)과 2연전을 벌인다. 이후 11월부터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들어간다. '조기 경질설'의 고비를 넘긴 클린스만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당분간 '원격 근무'를 이어간다. 유럽에 간 김에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독일 뮌헨으로 이동해 오는 16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한다. 클린스만의 몸은 독일에 있지만 마음은 한국축구에 있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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