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 전년비 25.3% 급등
'설탕 원료' 원당 가격 전년비 47% 급등
기상이변에 인도·태국 등 생산량 급감 탓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국제 설탕가격이 1년 전보다 약 25% 급등하면서 설탕이 함유된 제과를 비롯한 가공식품 물가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제당업계가 비교적 최근 설탕가격을 한 차례 인상한 데다 설탕 함유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 종류가 많지 않아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거래되는 설탕 선물가격은 1톤당 726.8달러로 1년 전(580.2달러)보다 25.3% 상승했다.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2019년 9월 10일(301.5달러)와 비교해서는 무려 141.1% 오른 가격이다.
최근 1년 간 국제 설탕가격 추이 [자료=aT] 2023.09.11 soy22@newspim.com |
설탕 선물가격은 지난 5월(707.7달러) 700 달러를 돌파한 이후 점차 하락해 6월(672.14달러)과 7월(677.66달러), 8월(696.9달러)에는 700 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700달러를 넘어서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10년 동안 톤당 설탕 가격이 700달러를 돌파한 적은 없었다.
백설탕과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도 상승세다. 원당 가격은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에서 파운드당 26.31센트에 거래됐다. 1년 전(17.93센트)보다 46.7% 오른 금액이다.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봐도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가격지수는 모두 내림세지만 설탕 가격지수만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최근 설탕과 원당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기상 이변으로 인도, 태국 등 주요 설탕 생산국들의 설탕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세계 설탕 수출국 2위인 태국은 가뭄 때문에 설탕 수확량이 급감했다. 태국설탕생산자협회가 발표한 올해와 내년 설탕 수확량은 900만톤으로 예년 대비 약 1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인도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 지역에서 강수량이 급감한 탓에 올해 설탕 생산량(3170만톤)은 1년 전보다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인도 정부는 다음달부터 설탕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설탕가격이 1년 전보다 약 25% 상승하면서 설탕이 함유된 제과를 비롯한 가공식품 물가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원당과 설탕 선물가격 상승세는 통상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가격과 기업 생산비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장기화되면 원당을 수입하는 제당업체와 원재료비에 설탕 비중이 높은 제과업계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설탕값이 오르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 설탕이 함유된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 설탕가격 상승세가 국내 식품가격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당업계가 이미 지난 6월 말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데다 설탕 함유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당 가격이 4월 말~5월 초 고점을 찍었을 때 제당업계가 최소한도로 설탕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당장 국제 시세에 맞춰 설탕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낮다"며 "설탕의 원료 비중도 크지 앟아 가격이 오른다 해도 전체 소비자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제 설탕가격이 1년 전보다 약 25% 상승하면서 설탕이 함유된 제과를 비롯한 가공식품 물가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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