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용지 50% 편의시설 등 상가 설계 가능
지방정부 주도 산단 설계 주도…중앙정부 국비 50%지원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의 노후화된 산업단지(산단)를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찾는 '산업캠퍼스'으로의 변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30년간 유지돼 온 산단 관리제도 입주업종와 토지용도의 제한 그리고 매매·임대 규제를 푸는 등 20건의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열린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산업부와 공동으로 '산업단지 입지·킬러규제 혁파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첨단·신산업의 입주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경직적인 입주업종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특히 업종특례지구(네거티브존) 확대와 법률·회계·금융 등 서비스업의 산업용지 입주가 허용된다.
기업 투자 장벽 철폐를 위해 공장용지 등의 매매·임대 제한을 완화해 산단 입주기업의 매각 후 임대(Sale & Leaseback) 방식의 자산유동화를 비수도권 산단부터 허용된다. 기업들이 산단의 부동산을 유동화함으로써 자금활용의 융통성을 터주도록 한 것이다.
◆청년 찾는 산단 만든다…편의·복합시설 용지로 개발 가능
국토교통부는 공장 중심으로만 조성된 산업단지에 청년 구직자들이 기피하면서 활력을 잃고 있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단 내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편의시설 용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국가·일반산단 내 산업시설용지에서 지원시설용지로 용도전환할 수 있는 규모는 3만㎡(누적 기준)에 불과했으나 앞으로는 면적 규모에 따라 최대 10만㎡끼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산업과 지원시설이 함께 들어설 수 있는 복합용지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용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장은 "복합용지 신규 도입은 개발계획변경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용지로 구분해 지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복합용지에는 산업시설 50% 요건만 채우면 나머지는 편의점, 미용실, 당구장 등 상가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산단에 대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산단환경개선펀드'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12년간(2011년~2022년) 정부재원 1조1000억원으로 민간투자 6조800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안정적, 지속적 재투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펀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개발이익의 정산·납부 방식을 투자자 중심으로 개선한다. 땅값 차액의 일정 비율을 3년 연납 5년 분할납부 식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산단도 대규모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민간이 재생사업 토지로 용도 변경할 경우 개발이익에 대해선 중복환수가 폐지된다. 재개발 촉진을 위해 지구 지정 전이라도 '활성화구역'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해진다. 활성화구역은 전체 재생사업의 30%를 지정해 고밀개발사업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사업기간이 통상 6~7년에서 3~4년으로 절반 이상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현재 재생사업은 총 42곳에서 추진 중이며 매년 4~5개가 신규 지정되고 있다.
재생사업지구로 지정되면 자동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데 해제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지자체에 따라 통일성이 없어 땅주인들의 불만이 높았다. 동시에 땅값 차익만 챙기고 떠나는 속칭 '먹튀'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제기돼 왔다. 이에 국토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기간을 5년 이내로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獨아우토슈타트' 만든다…지방정부 주도로 브랜드산단 조성
국토부는 국가산단에 대해선 지방정부가 주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산단 개발·실시계획 변경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한다는 애기이다.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산단의 산업 고도화 및 공간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이를 토대로 종합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과장은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산단이지만 국비는 현행처럼 50%가 투입되고 규제완화와 컨설팅도 지원된다"며 "따라서 지방정부와 민간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게 활성화돼 차별화된 브랜드 산단 조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산업단지를 테마파트화해 관광상품으로 만든 '한국판 독일 아우토슈타트'를 하나의 롤모델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 본사와 출고장 부지를 하나의 테마파크로 만들어 젊은 청년 등 차량구매자들이 즐길 수 있는 자동차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동시에 차량출고를 이벤트화한 것이 성공적인 관광콘텐츠화로 이어져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리는 등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정부는 산업부의 산업집적법과 국토부의 산업입지법 등이 시행령·규칙 개정을 연내 완료하고 법률 개정사항은 연내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