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트럼프와 측근 18명 무더기 기소
총 91개 혐의 트럼프에 적용...최장 20년형 혐의들도
사법리스크가 대선 최대 변수로 부상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의 수렁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표 개입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소를 결정했다.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이 주도하는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으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개표 당시 조지아주 선거관리책임자인 브래드 래팬스퍼거 주 총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뒤지고 있는 1만1780 표를 뒤집기 위한 표를 찾아보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조지아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마크 메도우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측근 18명도 무더기로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 18명의 범죄 혐의를 소명하는 공소장에는 총 41개 혐의가 적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공갈 혐의를 비롯해 13개 혐의가 적용됐다.
공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피고인들이 "트럼프의 패배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공조해 불법적으로 트럼프에 유리하게 선거 결과를 바꾸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들은 검찰의 주장대로 혐의가 입증돼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측근 그룹도 치명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CNN 방송은 올해 들어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번째 형사 기소를 당했다면서, 사법 리스크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입막음용 돈을 지불한 사건으로 뉴욕에서 기소돼 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사상 역대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것이다.
이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가기밀 문건 불법 유출 혐의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투표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배우 입막음용 돈 지불 사건과 관련해 총 34개 혐의가 적용돼 있다. 다만 이는 유죄가 되더라도 징역형은 피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국가기밀 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총 40개의 혐의가 적용됐고, 최고 20년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투표 방해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4개 혐의가 적용됐고, 이 역시 최고 20년형이 가능하다.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이번 사건에서도 유죄 판결시 5년~20년까지도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1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는 모두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고 역공을 취하고 있다.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히려 굳건해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4개 기소 사건에 대한 재판을 위해 천문학적인 변호사 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미 대선 자금 사용에 비상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으로 대선 운동 기간 내내 재판에 출두하며서 법정 공방에 시달려야 할 처지다.
그가 공화당내에서 여전히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이기는 하지만, 사법 리스크의 수렁에 빠진 대형 악재에서 빠져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언론과 정치 전문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내년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중 하나로 꼽고 있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