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수영' 발단으로 본격화... 잇단 물의·의혹에 반발 증폭
시민단체 "소환제 대표 자격심사 완료... 서명운동 나설 것"
일부 지역언론 '김비어천가'도…분위기 엇갈려 귀추 주목
파주시청 전경. [사진= 최환금 기자] 2023.07.25 atbodo@newspim.com |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시민중심의 자족도시, 더 큰 파주를 만들겠습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민선8기 제9대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밝힌 취임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김 시장은 지난해 7월1일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시기적으로 1년 만에 공과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재 파주시 분위기는 너무 어수선하다.
이는 취임 이후 불거진 여러 논란이 취임 1년이 지난 시점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논란과 시민 반응에 대해서는 <뉴스핌>이 중점 보도했기에 재론할 필요는 없다. 다만 격앙돼 가는 반시장(反市長) 기류가 점차 거세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이미 지난달 21일 한 지역매체에서 '김경일 파주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청구투표' 추진' 제하의 기사로 단독 보도되기에 이르렀다.
'주민소환 추진위, 내주에 절차 밟는다'고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취임 1주년을 2달여 앞둔 김경일 파주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이 기정사실화 돼가고 있는 가운데, 주민소환청구투표 가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주민소환투표 가능성을 거론했다.
김경일 시장 주민소환추진위원회(소환추진위)에서 밝힌 소환 사유는 우선 출소자 재활시설 '금성의 집' 입주 관련, 이를 알고도 대국민 사기 기자회견 및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폐쇄 결정 강행 처리 과정이 문제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이어 <뉴스핌>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수영장 특혜강습 의혹 ▲유럽 소각장 견학 명목의 외유 의혹 ▲유럽 견학에 동행한 시민참여자 선정 의혹 ▲신형 관용차 '꼼수' 구매 의혹 등 연이은 물의를 일으키며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점 등을 소환사유로 삼았다.
소환추진위는 "이대로 3년을 더 지켜보기에는 김경일 시장으로 인한 51만 파주시민의 안전이 걱정돼 김 시장의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래픽=최환금 기자] 2023.07.25 atbodo@newspim.com |
주민소환제도는 선출직 지방공직자(시장, 시·도 의원 등)에 대해 소환투표를 실시하며 그 결과에 따라 임기종료 전에 해직시키는 제도로서, 주민소환 청구 사유에는 제한이 없다.
이 제도는 2006년 지방자치법 제20조 주민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을 소환할 권리를 가진다 부분 개정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정 및 2007년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주민소환관리규칙 제정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주민소환투표는 19세 이상의 지역주민으로서 당해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민이면 할 수 있다.
파주시의 경우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 수에 대해서는 올해 1월13일 고시된 파주시보 제2170호 2023년도 공고 규정에 나와있다. 이를 보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항에 따라 2023년도 파주시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 및 주민소환투표청구 서명인 수를 명시하고 있다.
주민소환투표의 경우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 인원은 406,693명으로 총 수의 15%인 61,004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가능하다.
시의원 주민소환투표 청구의 경우 선거구 별로 인원의 차이가 있다. 가선거구·나선거구·다선거구·라선거구·마선거구의 경우 청구권자 총 수와 청구 서명인 수는 각각 77,855·15,571명 이상, 111,034·22,207명 이상, 68,436·13,688명 이상, 59,114·11,823명 이상, 90,254·18,051명 이상으로 모두 총 수의 20%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파주시보 규정에 따르면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는 2022년 12월 31일 현재 파주시 관할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돼있는 19세 이상의 주민 수(공직선거법 제18조 규정에 따라 선거권이 없는 자는 제외)와 외국인의 경우는 2022년 12월 31일 현재 파주시에 등록돼 있는 19세 이상의 영주 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자로 산정된다.
소환추진위처럼 김경일 파주시장의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있는 파주시장주민소환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수영장 특혜강습 등 다수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목진혁 파주시의원도 '주민소환청구' 대상자로 포함해 본격화하고 있다.
김 시장과 목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을 주도하고 있는 공대위 김형돈 위원장은 24일 "파주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민소환제에 따른 대표자 자격심사를 마쳤다"면서 "이에 따라 대책위는 수임자 700명을 등록해 60일간 청구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황제 수영강습'으로 논란이 된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공대위에 따르면 김 시장은 황제 수영 강습으로 준법정신과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이에 더해 측근으로 알려진 민간인 6명과 동행해 유럽 연수를 다녀오는 한편 측근 업체 일감 몰아주기,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인사권 남용 등 다수의 문제에 따라 시장으로 업무수행에 대한 시민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형돈 공대위원장은 "파주 시민들이 선택한 시장과 시의원을 주민소환한다는 사실이 참담하지만 부정한 시장과 시의원을 방관하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며 "파주시의 공정과 정의를 살리기 위해 51만 파주시민의 의지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3.07.25 atbodo@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이와 별도로 이달 초 김경일 파주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사유는 파주시가 홍보물을 공직선거법 규정대로 발행하지 않고 초과발행한 것은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획, 추진실적, 그 밖에 지방자치단체의 활동 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 배부 또는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며 "하지만 파주시는 매달 발행하는 시청 홍보지와 유튜브 채널 이외에도 블로그, 파주시 홈페이지 등 여러 홍보 수단을 통해 시장을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제는 거대한 제도가 아니다. 지방(지역) 행정을 지역 주민이 선출한 기관과 인사를 통해 처리하는 제도로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공무(公務)를 수행하는 자리일 뿐이다.
소환 사례는 경기도에서 2007년 12월 하남시 화장장 건립 문제로 마찰을 빚으며 추진된 하남시장 주민소환이 전국 처음으로 실시됐다. 2011년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9600 가구의 보금자리주택 지정 문제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등 이어져 그 중 5건이 투표까지 진행됐지만 투표율 저조로 소환이 무산됐고 나머지 16건은 아예 투표 자체가 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는 2009년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과 관련해 제주지사, 2012년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에 대한 마찰로 강원 삼척시장, 2013년 법정구속 돼 군정공백 우려로 진행된 전남 구례군수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됐지만 역시 투표율 저조로 소환이 진행되지 못했다.
규정에서 보듯이 청구권자 총 수의 15% 동의를 얻으면 주민소환이 가능하다. 비율로만 봤을 때는 그다지 높지 않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규정 비율을 채우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왜냐면 모든 시민이 동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민소환 가능성의 분위기라고 해도 이를 아랑곳 않는 일부도 있다.
최근 파주시언론사협회(파언협)라는 곳에서 김 시장의 취임 1년을 맞아 좌담회를 가졌다며 1면에 대서특필했다. 파주시 6개 지역지가 모여 지역현안에 대해 연대활동으로 파주시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로 만든 언론단체라고 한다.
그들이 밝힌대로 파주시민을 대신해 시장에게 묻고 시장의 생각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좌담회를 진행했다면 시장의 생각만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파주시민을 대신해 묻고 따진 내용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에 대해 여러 논란으로 지적이 많다. 지방자치 행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일방적인 시정과 의혹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소환추진위와 공대위에서 이들의 소환에 박차를 가고 있는 가운데 파주시민의 여론이 어디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