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GS건설이 오랜 시간 동안 온갖 노력과 큰 돈을 들여 쌓아왔던 '자이(Xi)'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했다.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인색됐던 자이는 이른바 '순살자이' '하자이' '메이드 인 자이나' '물자이' 등으로 희화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외벽 균열, 건설현장 붕괴사고, 침수 등 각종 부실시공과 하자 논란이 잇따라 터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GS건설의 악재는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 외벽이 굉음과 함께 균열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후 각종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부실 시공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지만 서울시의 점검 결과에서 안전상 문제는 없다는 결론이 나오며 일단락 됐다. 이 때만 하더라도 흔히 발생하는 하자 문제 정도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같은달 인천 검단에서 시공중이던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GS건설의 고난이 시작됐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점검 결과 사고 원인은 설계‧감리‧시공 등 부실에 따른 전단보강근의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 관리 미흡 등으로 나타났다. 지지대 노릇을 하는 철근 수가 적어 공사 과정에서 추가된 하중을 지지하지 못하면서 꺼진것이다.
GS건설은 당시 국토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전면 재시공을 약속하며 발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특히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시공 및 보상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것은 대형 건설사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꼽히며 각종 하자 발생에 따른 리스크(위험성)를 털어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폭우로 인해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아파트 건물 출입구를 비롯해 화단과 단지 안 보행길 등 곳곳이 침수되면서 연이어 이 회사 이미지는 거대한 타격을 받았다. 앞선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거주하고 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은 '자이'에 대한 불신감이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믿고 거른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물론 아파트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선 회사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다시 떨어진 신뢰도를 높여야한다. 왜냐하면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토대로 건설업계 1인자 기업이기 때문이다. GS건설이 무너지면 건설업계가 동반 침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공개적인 약속과 다짐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동이 먼저 실천돼야 한다. 이미지 회복하기까진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재발방지 대책을 준수하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 보여져야 하는 것이다.
GS건설이 잃어버린 신뢰도를 회복하고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국내에서 가장 튼튼한 아파트를 짓는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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