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공동 6위·유해란 단독 8위 올라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살아있는 전설' 신지애는 역시 신지애다웠다. 4년만에 참가한 최고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마지막 날 신지애는 특유의 자신감을 앞세워 4타를 줄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3라운드를 마치고 "지난달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생전에 이곳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마 이곳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35세 노장의 신지애는 여자 메이저 대회 사상 처음 문호를 개방한 페블비치 링크스 코스에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며 한때 '골프 여제'로 불렸던 존재감을 뽐냈다.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US 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신지애. [사진 = LPGA] |
신지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제78회 US 여자오픈(총상금 110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찰리 헐(미국)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은퇴를 고민하는 나이에 전성기 뺨치는 기량을 과시하는 신지애는 지난달 말 일본 투어 시즌 2승을 올려 한미일 프로 통산 6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신지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9년 US여자오픈 이후 4년 만이다.
신지애는 경기후 현지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코스에 도착해서 이번이 아마도 페블비치에서 치는 마지막이 될 테니 좋은 플레이를 하자고 다짐했고, 그대로 된 것 같다"며 "이 코스는 항상 플레이해보고 싶었던 곳이다. TV에서만 보던 페블비치에서 마침내 경기했다. 이 코스에서 훌륭한 역사가 많이 쓰여졌고 여성 골프도 마침내 그 역사 속에 들어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며 "지금 이 순간과 이곳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다. 페블비치는 내 꿈의 코스 중 하나였고 마침내 이곳에 왔기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힘과 스피드에서 어린 선수들을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그저 내 게임을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앨리슨 코푸즈가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있다. [사진 = LPGA SNS] |
앨리슨 코푸즈(미국)가 LPGA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메어저 퀸으로 장식했다. 코푸즈는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신지애와 찰리 헐을 3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8월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서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던 코푸즈는 우승 상금으로만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거머쥐었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태생인 코푸즈는 열렬한 골프 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골프를 접했다. 골프 선수로 그에게 큰 영감을 준 인물은 하와이 출신의 대표적인 스타 미셸 위 웨스트다.
위 웨스트에 이어 하와이 출신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선수가 된 코푸즈는 "2014년 파인허스트에서 미셸 위가 우승했을 때 집에서 보며 놀랐다. 그에게서 정말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LPGA 투어 데뷔 시즌에 한 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 톱10을 기록한 코푸즈는 이번 시즌 상금 27위, CME 글로브 레이스에선 32위 등 평범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코푸즈는 "올해 일어난 모든 일이 이 순간을 위해 나를 준비하게 한 것 같다. 부모님이 모두 오신 가운데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며 "역사적인 장소인 페블비치라는 것도 놀랍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코푸즈 아버지가 필리핀 출신, 어머니가 한국계로 알려져 있다.
김효주가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US 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러프에서 트러블샷을 하고 있다. [사진 = USGA] |
전날 공동 3위였던 김효주는 3라운드에 이어 최종일도 퍼팅이 말을 안 들었다. 4라운드에서 샷감각은 좋았지만 1번홀 짧은 버디 퍼팅을 놓친 후 자신감을 잃은 듯 경기 내내 퍼팅이 짧았다. 김효주는 2번홀(파5) 버디후 3개의 보기를 쏟아내 2오버파 74타로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해란도 2오버파를 쳤지만 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로 단독 8위에 올라 톱10에 성공하며 내년 이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인자 박민지는 이날 1타를 줄여 김세영과 함께 공동 13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유해란이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US 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 USGA] |
이날 5번홀(파3)에서 홀인원의 기쁨을 맛본 전인지는 지난 4월 셰브론 챔피언십 이후 올해만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전인지는 3타를 잃고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로 이정은6와 함께 공동 27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는 최종 합계 4오버파 공동 13위, 최혜진은 최종 합계 5오버파 공동 20위에 위치했다. 양희영과 이소민는 공동 33위, 유소연과 이다연, 강혜지는 공동 53위, 김아림은 공동 64위에 각각 올랐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