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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로컬] 소멸위기 지역을 가다 (7)금산군

기사입력 : 2023년05월02일 09:47

최종수정 : 2023년05월04일 18:16

"금산이 좋은데 왜 대전서 사나요"...금산군, 인구 5만명 고수에 진력
출생 대비 사망률 5.5배↑·유동인구 상당수...'대전에 편입' 주장도 수년째
주거단지·대안학교 정책적 추진...'10년 만에 인구 세자리 수 증가' 효과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78명으로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출산율 0%대 쇼크'는 총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를 가속화해 국가소멸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은 인구감소 속에서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 등 인구유출에 따른 심각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역의 인구감소는 정부가 지난 15년간 380조원을 쏟아부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도 해결되지 않은 채 인구유출이 더 심화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몰린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풀어가는 해답을 지방에서부터 찾고자 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이를 위해 전국 89곳 인구감소지역을 비롯해 소멸위기에 처한 지자체의 현실을 살펴보고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본다.

[금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낮과 밤이 전혀 다른 곳이 바로 금산군입니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사람들로 북적였던 거리가 갑자기 한산해졌다. 낮시간 종종 보이던 20·30대 청년들도 자취를 감췄다. '금산인삼' 명성답게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삼시장 점포들도 상당수 영업을 마치면서 셔터를 내리기 시작했다. 거리엔 서둘러 귀가하려는 노인들과 가게 문을 닫는 몇몇 상인들 모습뿐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금산 외곽 도시인 대전 등지로 나가는 금산·대전간 도로에는 수많은 차량들이 밀려 있었다.

충남 금산군이 도시공동화처럼 텅 비어가고 있다. 인구 5만 명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내 중심가와 학교 인근을 제외하고 젊은 사람들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정도다. 그저 노인들 몇 사람이 거리를 오가는 황량한 풍경이다.

[금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충남 금산군 시내 인삼시장에서 한 할머니가 장사를 마치고 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채 집으로 돌아 가고 있다. 2023.05.01 gyun507@newspim.com

원래 금산군은 '잘사는 부자도시'로 명성을 얻을 만큼 유명 도시였다. 1970년대 지역 인삼이 전국 생산량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거래를 위해 상인 등이 전국에서 몰리며 인구 12만명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삼 호황에 따라 '금산에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자동네로 알려지면서 돈과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1980~1990년대에 금산과 인접한 논산·세종·대전시가 급성장하면서 금산 인구를 대거 유입했다. 이에 따라 금산 주민은 급속히 줄어들게 됐다.

◆인구 감소에 병·의원 등 잇단 폐업...유동인구 정착화가 '관건'

요즘 인구감소 지역 구분의 척도로 꼽히는 것이 '산부인과'다. 출생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년 째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금산군에는 산부인과 의원이 단 한 곳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도 분만은 불가능하며 부인과(科) 관련 질환에 대한 진료만 있다. 금산군 출생률이 크게 줄면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상황이다. 금산군 지역 맘카페에서도 '아기를 낳으려면 대전으로 가야 한다'는 게시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금산군 인구감소 상황은 실로 심각한 수준이다. 1984년 9만8854명으로 10만명 선이 무너진 이후 계속 감소한 인구수는 2012년 5만5715명, 2021년 5만477명, 2022년 5만92명으로 점점 빠르게 줄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구체적으로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훨씬 높은 '데드크로스'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금산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는 138명인데 비해 사망자는 760명으로 사망률이 출생룰보다 5.5배나 높았다.

연령대는 인구 수와 반비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올 3월 기준 금산군 평균 연령을 보면 53.3세로 전국 평균 44.5세보다 8.8세나 높다. 금산 중심가인 금산읍(47.6세)를 제외한 금산군 10개 읍·면 평균나이가 54세에서 62세나 된다.

금산의 인구감소 영향으로 지역 병·의원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금산군에서 폐업한 병·의원 수는 모두 37곳에 이른다. 연간 3.7곳 정도 문을 닫고 있다. 금산군이 소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인구 당 폐업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역 중심가에 큰 병원이 한 곳 있지만 지역 병·의원에서는 환자 대부분을 대전으로 이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인구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외지인은 알기 쉽지 않다. 낮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거리가 북적이기 때문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인삼시장이 금산읍에 위치해 있고 이에 더해 세계 최대의 한국타이어 공장도 있기에 이들 시설과 관련된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이 다닌다. 또한 금산과 가까운 대전에서 통근 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아 겉으로 보기엔 젊은 도시 분위기처럼 보인다. 신도시 등의 전형적인 베드타운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선은 활기차게 느껴진다.

[금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생명의 고향 금산, 세계로! 미래로! 슬로건 속의 충청남도 금산군청 전경 2023.05.01 gyun507@newspim.com

금산군 관계자는 "대전과 인근 도시, 멀리서는 경기권에서 금산으로 다니는 직장인과 학생들도 있는 상황으로, 정확한 인구 파악을 위해 유동인구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며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금산에 정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년째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금산을 아예 대전으로 편입하자는 의견도 계속되고 있다. 금산군과 대전시는 사실상 같은 생활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어 행정편입을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자는 내용이다. "금산의 대전 편입을 추진하자"는 지역민·정치인의 주장도 끊이지 않고 나온다. 그렇지만 이와 달리 금산과 대전은 지역 성격이 다른 만큼 금산만의 인구유입정책을 통해 자급자족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인구 5만명 붕괴 막아라" 학생·대기업 근로자 전입 유도 '안간힘'

금산군은 인구 5만명 고수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군에서 시로 승격할 수 있는 도시 인구 수 기준이 바로 5만명이기에 행정적·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박범인 금산군수도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인구 수 증가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박 군수는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주거단지 조성과 교육지원 강화, 대안학교 육성, 산업단지·물류 단지 조성, 일자리 창출 등 인구증가 시책에 진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군청 조직개편을 통해 교육가족과를 인구가족과로 부서 명칭을 변경하며 인구정책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인구가 10년 만에 세자리 수나 증가하는 큰 성과를 얻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월 말 대비 256명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2013년 12월 89명 증가 이후 가장 많은 증가를 했다. 올 1월 5만62명이었던 인구 수는 2월 5만206명으로 전월 대비 144명 늘어났으며 3월 5만318명으로 112명이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한 요인으로는 전입자 증가로 2월 593명, 3월 588명이 금산군으로 이주했다.

이 중 1~3월 신축아파트 전입자 수는 264명에 이른다. 금산군 학생 수도 늘어났다. 3월 기준 초·중·고 학생 수는 모두 3797명으로 전년 9월 대비 63명이 늘었다. 특히 1학년 신입생 증가가 눈에 띈다. 올해 신입생 수는 1002명으로 전년 9월 대비 95명 늘어났다. 그렇지만 중심가와 외곽 지역 간의 재학생 격차는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안학교 입학생 전입 현황이 주목된다. 금산군에 따르면 1~3월 대안학교 입학생 전입 수가 120명이나 된다. 이는 지역 특색에 맞는 대안교육 지원책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금산군의 설명이다.

금산군 최미리 인구교육가족과 인구청년팀장은 "지난해 12월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며 "이에 따라 금산군이 올해부터 교복비와 급식비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데 학부모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금산군은 향후 다른 대안학교들도 추가 등록을 통해 지원대상을 늘림으로써 전입자 증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외부에서 통학·통근하고 있는 지역 종합대인 중부대학교 재학생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근로자의 금산 전입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박범인 금산군수가 지역 한 어린이집을 방문한 가운데 어린이의 반가운 인사를 받고 있다. 2023.05.01 gyun507@newspim.com

실제 금산군은 전입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진행 중이다. 전입 세대 당 금산사랑상품권 5만원 지원과 전입대학생 안정지원금 50만~100만원 차등지원, 전입유공기업 정착금 50만~500만원 지원, 쉐어하우스 공급, 정신질환 진료·약제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금산군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방소멸 대응기금' 사업에 선정돼 정부 지원을 통해 지역 특색을 활용한 인구 증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활력 제고를 위한 인구감소 대응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민선8기 정책을 더해 지자체가 해야할 일에는 과감히 투자해 인구 유입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민선8기 출범 이후 줄곧 지역 인구 문제가 곧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고 보고 인구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특히 교육·부동산 정책에 중점을 두고 우수한 교육환경을 위해서는 양질의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으로 판단해 지역주민 유출을 최소화하는 한편 유동인구의 '거주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무엇보다 단점을 장점으로 생각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중점을 둔 정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비치면서 "대전이라는 대도시가 금산에 인접한 것이 지금까지는 인구유출의 주원인이 됐지만, 이제는 반대로 이를 장점으로 살려 인구유입에 활용하려고 한다"며 "교통이 편리하고 대도시와 인접한데다 땅값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지역적 장점을 적극 어필해서 금산에 고품격 주거단지 조성 등을 통해 젊은층과 귀향·귀촌 플렛폼에 관심 많은 60·70대 유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각이 많으면 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의 역설이다. 어떤 목표를 정하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오직 목표에 집중해 최선을 다해 실천해야 한다. 따라서 박범인 금산군수가 인구유입정책에 집중하는 것은 오롯이 지역발전을 위한 목표이며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특화 행정이 집중되고 있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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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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