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라인 사고 후 투입된 70번 버스…8대 증차 첫 날 가보니
지하철로 15분인데 버스로는 30분 소요돼
승객들 "끼여가더라도 시간 맞추는 지하철이 편해"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김포골드라인 대책으로 전세버스 8대를 증차했으나 출근시간대 교통 분산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버스 증차 자체에는 긍정적이면서도 바쁜 출근길에 2배 이상 소요되는 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24일 오전 7시10분경 걸포북변역에서 출근길에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은 많았지만 정작 버스에 탑승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두 발걸음을 지하철로 옮기고 있었다.
승강장에는 '골드라인 혼잡률 대책 70번 정류장'이라고 적힌 푯말이 꽂혀 있었다. 버스는 3분꼴로 한 번씩 도착했기 때문에 도착예정시간이 따로 적혀 있을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교통량 분산 노력이 무색하게 탑승하는 승객은 2,3명이 전부였다. 김포시 관계자는 "전 역인 김포마루공원에서는 2~30명가량이 탑승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24일 오전 7시경 걸포북변역 2번 출구 앞 승강장. 한창 출근시간 임에도 승객은 1~2명 가량으로 한산한 분위기다. 2023.04.24 whalsry94@newspim.com |
오전 7시20분에 김포마루공원 승강장에 도착했으나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버스 내에는 10명가량의 승객만이 탑승해 있어 한산했다. 10분가량을 정차해 있던 70번 버스는 30분 정각에 출발했다.
70번 버스는 김포골드라인이 지나가는 풍무역과 고촌역을 차례로 지난다. 이 구간에서 승객들이 우르르 탑승했다. 특히 고촌역에서는 배차 간격이 3분임에도 불구하고 10명이 넘는 승객이 탑승했다. 버스 내부에는 5~6명가량 서 있었다. 버스는 '버스 전용도로'라고 적힌 구간으로 거침없이 달렸다. 사람들의 표정도 한껏 여유로워 보였다.
그러나 고촌역에서 개화역까지 김포대로를 지나는 길에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출근길이 급한 자가용 시민들이 버스 전용도로에 끼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한 정거장이지만 10분이 넘게 정체되자 탑승객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승객은 휴대폰을 들고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취지로 통화했다.
오전 8시5분이 넘어 목적지인 김포공항역에 도착했다. 지하철로는 15분이 걸리는 거리가 버스로는 그 2배인 30분가량이 소요된 꼴이다. 사람들은 모두 서울로 향하는 9호선을 탑승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24일 오전 7시 30분경 70번 버스 내부. 승객 10명 가량이 탑승해 있고 내부는 빈 좌석이 많아 여유로웠다. 2023.04.24 whalsry94@newspim.com |
70번 버스에 함께 탑승했던 김모(38) 씨는 "버스 증차 소식을 듣고 출근 시간이 여유로운 김에 한번 타 봤다"면서 "지하철을 타면 아무리 늦어도 오전 8시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데 버스는 확실히 (그것보다) 늦어 종종 타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좌석이 여유롭고 그래서 널럴한 날에는 탈 것 같다. 아무래도 버스가 자주오니 전보다 여유로워진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포공항역에서 만난 신모(29) 씨는 버스 증차 소식을 전해 들었음에도 버스를 타지 않았다. 그는 "작년에 자가용을 타고 몇 달 다녀봤는데 너무 막혔었다. "버스를 증차해도 막히는 구간에선 막힐 거 같아서 안 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씨는 또 "구래역에 사는데 '곧 도착' 알림이 30분 동안 떠 있고 결국 (버스가) 안 와서 택시를 탄 적도 있다"며 "그런 불안정한 게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끼여가더라도 출근길에는 지하철로 시간을 맞춰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했다.
취업준비생인 서모(27) 씨 또한 "버스를 타면 차가 너무 막혀서 지각할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길이 안 막히는 게 지하철 메리트라 계속 지하철을 탈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지하철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포시는 앞서 중장기대책으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개통 신속 추진 ▲김포~검단신도시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조기 확정 등을 밝힌 바 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은 국토교통부 주관 경기·서울·인천 노선 협의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고, 사안의 시급성·중요성을 고려해 5호선 연장 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