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20여일 앞두고, 강래구-이정근 통화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내가 조금 처리해 줬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을 한창 수사 중인 가운데, 당시 돈 살포의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직접 돈을 뿌린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송 전 대표의 돈 봉투 살포 인지 의혹을 넘어 직접 관여 의혹까지 나오면서, 그의 자진 귀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그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민주당 전당대회 돈 살포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밖으로 나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송 후보는 "선거 기간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서울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2022.06.02 kilroy023@newspim.com |
송 전 대표의 돈 살포 관여 의혹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됐던 이 전 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을 통해 나왔다.
전날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2021년 4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약 20일 앞두고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강 회장은 이 전 부총장에게 "내가 그 얘기도 했어. 성만이 형(이성만 의원)이 좀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라고 말했고, 이에 이 전 부총장이 "누구한테"라고 되묻자 강 회장은 "영길이 형한테"라고 답했다.
이어 강 회장은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라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부총장이 "이제 더 안 해도 되는 건가"라고 강 회장에게 묻자, 그는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 아직도 (전당대회까지) 20일 정도가 남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니까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 한 번씩 더 해갖고"라고 말했다.
이후 강 회장은 "누구 얘기를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 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현지 시각)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이번 의혹이 이 전 부총장 개인의 일탈 행위라며,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송 전 대표의 직접 개입이 의심되는 녹음파일 공개로 논란이 격화하면서, 그의 자진 귀국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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