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줄어…인건비·원가 상승 영향
구조적 문제로 영업익 줄어든 것 10년 내 처음
알리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플랫폼 공격도 시작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다이소가 고물가로 특수를 누리는 동시에 이익 감소 문제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고물가'가 절정에 달하며 균일가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지만, 동시에 인건비나 원부자재값도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다이소 명동역점 전경.[사진=다이소] |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작년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94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2조원 수준이었던 아성다이소의 매출은 4년 만에 1조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줄어든 23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와 인건비 상승 영향이 가장 컸다. 다이소 매출에서 매출원가(1조8317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62.2%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 비용이 원부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19.6%나 올랐다.
급여로 나간 금액도 전년 대비 13.4% 올라 3596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 특성상 다이소는 최저임금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직고용한 점포 인원을 포함한 다이소의 고용 규모는 1만 명가량으로, 판관비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41.1%다. 작년 최저임금은 5.05% 상승했다.
다이소는 점포 운영 효율화를 위해 계산대에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를 도입했지만, 인건비 감소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수도권 점포에만 키오스크가 도입됐고, 비수도권 점포에는 아직 도입하지 않은 곳이 많다는 게 다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구조적인 문제로 다이소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경우는 최근 10년간 없었다. 최근 10년 사이 다이소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거나, 적자 전환했던 해는 딱 2번이다. 2013년과 2019년으로 이때 다이소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를 2개를 각각 개설했다.
2012년 12월에는 경기도에 남사물류센터를, 2019년 9월에는 부산물류센터를 열었다. 이로 인한 투자 비용 증가로 2013년에는 적자전환, 2019년에는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이 두 해를 제외하면 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다이소는 그간 유통업계의 '조용한 강자'로 성장했다. 1000원 이하 상품 비중이 절반 이상인 다이소가 기록한 매출 3조원은 현대백화점이 작년에 기록한 매출(2조2896억원)보다도 높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도 8.1%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다이소가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비교되는 점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의 매세운 성장세 속에서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만 다이소도 앞으로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극강의 가성비'를 갖춘 알리익스프레스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다이소보다 저렴한 상품을 더 많이 갖추고 있지만, 배송 정확도가 떨어져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과 함께 1~2주가량 소요되던 배송일을 3~5일 내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