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안소위, 정부에 "중재안 가져와라"
지자체·업계 이해관계 얽혀 찬반 대립 '첨예'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렌터카 관리감독권을 차량 등록지가 아닌 실운행지로 이양하는 제도 개선 움직임에 렌터카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전국 렌터카 10대 중 8대가 본사 소재지인 서울시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데, 차량 관할권을 각 지자체로 넘기자는 게 법안 개정 논의의 핵심이다. 현행법 개정으로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차량 안전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취지이지만, 업계선 업무 비효율성과 비용 증가를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각 지자체와 업계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국회는 정부에 중재안을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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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는 렌터카 관리감독제 개선에 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일부개정법률안(여객운수법) 개정안 3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위는 지난달 28일 교통법안소위를 열고 박상혁·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태호 국민의힘이 대표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 3건을 심사했다. 이들 개정안은 렌터카 차량에 대한 각 시·도지자체장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대여용 차량으로 등록된 전국 렌터카 112만여 대 중 90만 대 이상이 서울시 관할로 등록돼 있다(지난해 3월 기준). 서울시가 전국 렌터카 10대 중 8대 이상을 관리하는 셈이다. 현행법은 렌터카 주 사무소가 소재한 지자체를 차량 관할관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대다수 업체가 서울에 본사를 둔 탓에 이 같은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차량 관할관청은 주사무소와 영업소·예약소 등록과 차량 대·폐차 등 행정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과 행정처분을 모두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 차량 등록지와 운행지가 상이한 경우가 대다수인 탓에 관리감독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지 오래다.
렌터카 시장이 큰 제주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가 추정하는 제주 렌터카는 대략 26만대. 이중 실제 제주도 관할에 놓인 차량은 2만여 대뿐이다. 차량 10대 중 9대는 서울시 소관인 탓에 영업·운행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제주시가 직접 대응할 수 없다. 실제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에 '차량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문제 발생 시 서울·경기 등 업체 본사 소재지에 행정 처분을 요청해야 하는 탓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분위기지만, 각 지자체와 업계 내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탓에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17개 지자체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14곳은 현행 유지에 찬성했다. 차량 관할권이 이관되면 각 지자체의 업무 부담이 늘고 행정 비효율성이 예상된다는 우려에서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제주 1곳뿐이다.
렌터카 업계서도 사업자 간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에 주사무소를 둔 업체는 현행대로라면 서울시 한 곳에만 차량을 등록하면 된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차량 관할권을 갖게 되면 각 관청별로 업무 대응을 해야 하는 만큼 인건비, 신고비 등 비용 부담이 막대하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업자 부담이 늘어나는 데 따른 렌터카 비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현행 제도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는 현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업계 간 이해 조정이 필요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정부에 중재안 마련을 요구한 상태다. 정부의 조정 기간을 거친 뒤 국회는 법안소위를 다시 열고 법안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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