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거주의무 폐지·오피스텔 특례보금자리론 적용 확대돼야 거래 활성화
정부 규제완화효과 지속하려면 국회 법안 통과여부 관건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주 부동산 관련 규제 두 가지가 풀렸다. 아파트 전매제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완화이다.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는 지난 1·3대책의 일환의 후속조치로 지난 7일부터 시행됐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수도권의 경우 종전 최대 10년 적용에서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규제지역 1년, 광역시 도시지역 6개월, 그 외 지역은 전면 폐지된다.
이번 전매제한 기간 완화는 개정안 공포·시행 이전에 공급된 주택에 대해서도 소급적용된다.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서울 나머지 지역에선 분양한지 1년 지난 재건축·재개발 민간 아파트 13개 단지가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졌다. 관심이 집중됐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도 전매제한 기간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 올해 말(당첨자 발표) 기준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다.
전매 제한 완화로 인한 효과는 거래 활성화의 기대다. 그동안 청약경쟁률이 치열했던 서울 주요 지역 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자금경색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매제한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규제완화 패키지'인 실거주 의무 폐지 관련 주택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이어서 이 문제가 해결하기 전까진 현실적으로 전매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규제완화에 협조적이지 않은 거대 야당의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반쪽 규제 완화가 될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단 분양권 거래가 인기 지역 중심의 거래쏠림현상 때문에 지역 양극화를 부추기고 구축 아파트의 거래 위축을 가져 올 것이란 예측이다. 일면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부동산거래가 극심한 침체기란 점에서 심폐소생을 통해 낙수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정부의 오피스텔에 대한 DSR 완화 배경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시장 급등기였던 지난 몇 년간 오피스텔은 한창 아파트 청약이 치열해지면서 '아파텔'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주거용 수요를 흡수했었다. 하지만 이중잣대로 법을 적용하다보니 대출과 세제 적용은 아파트 등 일반주택와 다르다. 대출만 해도 'DSR 40%' 규제에 막혀 있었다. 그간 DSR을 계산할 때 오피스텔의 담보대출 원금 상환 기간은 8년으로 고정돼 있었다. 주택담보대출은 30년·40년 등 실제 상환 기간이 적용되지만 오피스텔은 실제 상환 기간이 반영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실수요자들은 오피스텔 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대출을 받더라도 주담대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개정에 따라 전액 분할상환 대출 시에는 DSR 부채 산정 방식에 실제 원리금 상환액이 반영된다. 대상 오피스텔에는 주거용뿐 아니라 업무용도 포함된다. 수요자의 자금 융통이 트이니 오피스텔 개발 PF에 걸려 있는 금융사와 건설사의 '돈맥경화'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파트와 같이 특례보금자리론 적용은 받지 못해 거래 활성화가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거용도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에도 적용하기 위해선 법 개정 사안으로 국토교통부가 나선다 해도 결국 국회가 이를 통과시켜줘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 충격으로 급락세를 보였던 집값이 그나마 완만한 하락세로 돌아서게 한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완화의 역할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의 향방에 대해선 여전히 혼란스럽다.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시장의 불안을 덜어내고 있는 규제완화가 지속돼야 하는데,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 개정이 계속 미뤄진다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언제 경착륙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이 현 시점이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