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지난 2월 메리츠금융지주에 자회사 편입
기존 IFRS9 적용으로 자본총계 크게 줄어...배당여력↓
관계자 "향후 배당 여력 키워 주주환원 정책 이어갈 것"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메리츠화재가 지난 2월 메리츠금융지주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이뤄진 주주총회에서 작년 결산 배당을 전혀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메리츠화재는 주총을 열어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등 5개 안건에 대해 결의했으나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은 결의하지 않았다. 통상 메리츠화재는 금융지주 편입 전 30%에 웃돌던 배당성향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초 10.1% 수준으로 낮춰 결의한 후 이번엔 배당 안건이 아예 빠진 것이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86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를 적용하면 1조3103억원으로 손보업계 3위를 차지하며 2위인 삼성화재와는 1661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메리츠화재 본사 사옥 2020.09.03 0I087094891@newspim.com |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가 배당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회계상 자본 여력이 감소하면서 배당 가능 이익이 없어진 것이다. 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메리츠화재의 자본총계(자산총액-부채총액)는 8700억원으로 전년(2조4000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는 금융지주 계열사로서 다른 손보사와는 다른 회계기준(IFRS9)을 적용했는데, 자산만 시가평가가 된다. 이에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인해 자산규모가 줄며 자본이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도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증권의 채권평가손실을 반영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2조7000억원)은 전년(-3500억원)보다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월 메리츠금융지주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며 지난 21일 상장폐지됐다. 이에 메리츠화재의 배당은 모두 금융지주에 가는데, 고금리 기조에 손실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자 올 한해 배당을 줄이면서 자본 유출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향후 공격적 영업을 하면서 향후 배당 여력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적용되는 IFRS17에선 자산과 부채가 모두 시가로 평가되며 자본규모가 2조원 이상 복원되는 것도 배당 여력을 키우는 요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2023년 회계연도부터 3년 이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기에 그 수준에서 향후 배당은 계속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메리츠금융지주는 4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자기주식은 향후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해 배당은 하지 못했지만, 올 4월 메리츠증권까지 자회사 편입이 되면 메리츠화재와 증권 모두 완전 지주의 자회사라 주주들이 다 지주의 주주들로 바뀐다"며 "향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혜택을 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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