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 "근현대 기업사와 산업 발전사 조망"
1920년대 박승직 상점부터 소비재→인프라 기업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두산그룹이 127년의 역사를 담은 역사관 '두산 헤리티지 1896'을 경기 분당 두산타워에 개관했다.
박정원 회장, 박지원 부회장을 비롯해 두산그룹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은 28일 오전 진행된 개관식에 참석했다. 박정원 회장은 이날 "이 곳은 두산만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 기업사와 산업의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두산이 127년의 역사를 담은 '두산 해리티지 1896'을 분당 두산타워에 개관했다. [사진=두산그룹] 2023.03.28 dedanhi@newspim.com |
박 회장의 말처럼 '두산 헤리티지 1896'에는 박승직 두산 창업주가 1896년 종로 배오개(종로4가)에 터를 잡고 시작한 '박승직상점' 시절부터 근대기업의 면모를 갖춰가던 20세기 초반의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 우리나라 초기 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20년대 경기 불황 속 박승직상점은 자본금을 늘리면서 주식회사로의 개편을 단행했는데, 1주당 가격은 50원이었고 1200주가 발행됐다. 역사관에는 당시 발행한 지류 형태의 주식증권을 비롯해 회사 현판과 직원 명부, 통장, 납세 영수증 등 100여 년 전 근대기업 태동기의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역사관에서는 조선 말기 고종과 순종 승하 당시 상인들이 조직한 '조선상민봉도단'의 모습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경성포목상조합을 이끌던 박승직 두산 창업주는 고종이 승하하자 임금의 상여를 매기 위해 상민봉도단을 결성하고 단장을 맡았다.
1900년대 중·후반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던 두산의 모습도 역사관에 전시됐다. 역사관에는 당시 두산이 판매했던 식음료와 생활용품, 의류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어 이 시기 국민들의 소비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두산은 21세기에 들어서며 기존 소비재에서 인프라사업으로 사업 구조를 대폭 전환하게 된다. 2001년 두산에너빌리티(前 한국중공업)를 인수하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진출했고, 2007년에는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중장비 부문을 인수해 두산밥캣을 출범시켰다.
역사관에는 가스터빈의 부품과 풍력 발전기 모형, 첨단 전자소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및 기계 산업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두산 헤리티지 1896'에는 두산의 초대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에 관한 기록이 보관된 기획전시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박두병 회장은 두산을 현대적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동시에 오랜 기간 대한상공회의소와 아시아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상공업 발전을 위해 힘쓴 경영인이었다.
전시관에는 박두병 회장이 출장 시 지니고 다닌 타자기와 수첩, 도장 등이 전시돼 있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