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제재로 인한 달러 공백, 위안화가 급속 대체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러시아의 외환결제액에서 중국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달러화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해 생긴 달러화의 공백을 중국이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것.
2월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1조4800억 루블(약 196억달러)이 위안화로 결제됐으며, 이는 전달 대비 30%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중국 관영 CCTV가 17일 전했다.
같은 달 달러화 결제 규모는 1조4200억 루블을 기록했다.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위안화 결제액이 달러화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은 0.3%였으나, 1년만인 올해 2월의 결제비중은 39.6%로 132배 급증했다.
달러화 결제비중은 지난해 2월 87.6%에서 올해 2월 38%로 낮아졌다. 유로화 비중은 지난해 2월 11.9%에서 올해 2월 21.2%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위안화의 러시아 외환결제액 비중은 23%였다.
러시아에서 위안화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금융제재가 원인이다. 지난해 3월 미국과 국제사회는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했다.
이로 인해 위안화 무역결제가 늘었으며, 위안화 자산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이 위안화로 발행한 채권은 모두 70억 달러에 달한다. 또한 러시아 국민의 위안화 외화예금 규모는 지난해 초에는 '제로'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말에는 60억 달러로 급증했다.
위안화로 외화예금을 할 경우 은행 이자는 루블화 예금에 미치지 못하지만, 여유가 있는 러시아인들은 통화안정성을 고려해 위안화 예금을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액은 전년대비 29.3% 증가한 1902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2월까지의 양국 무역액 역시 전년대비 25.9%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