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법 위반 혐의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박성택 전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선거인들에게 식사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협동조합 이사장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에서 선고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박성택 전 중기중앙회장을 도와 선거 전날 선거인들에게 식사 등 향응을 제공,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식사 비용을 조합 법인카드로 결제해 업무상배임죄로 이미 유죄판결을 받았었다"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위반죄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으므로 면소가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개의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실체적 경합이란 두 개 이상의 행위가 각각의 범죄로 성립하는 경우를 말한다.
2심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된 업무상배임죄와 이 사건 중소기업조합법위반죄는 각 구성요건 및 행위태양,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판결이 확정된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 중 이 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과 공통되는 부분은 '선거인들의 숙박 등에 관한 비용을 조합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결제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상배임죄는 조합 법인카드로 비용을 결제한 시점에 즉시 성립하지만 중소기업협동조합법위반죄는 선거인들이 숙박 등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거나 실제로 숙박 등을 하는 시점에 성립하기 때문에 이를 법률상 하나의 행위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업무상배임죄는 재산권의 보호를 보호법익으로 하는데 반해 중소기업협동조합법위반죄는 선거와 관련한 부정 방지 및 공정한 선거의 시행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선거인들을 매수하고자 그들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조합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는바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상적 경합관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