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축제, 한반도 평화 계기 희망"
성베드로 성당 김대건신부 조각상 완공 목표
"서산 해미국제성지 성역화사업 예산 지원"
[로마=뉴스핌] 김은지 기자 = 이탈리아를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오후 (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자 한국인 4번째 추기경인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가톨릭에서 가장 큰 대회인 '세계청년대회'(World Yorth Day)의 2027년 한국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13일 주교황청 대사관저에서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환담했다.
[로마=뉴스핌] 김은지 기자 = 김진표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오후 로마 주교황청대사관저에서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 = 국회의장실] 2023.03.14 kimej@newspim.com |
이날 두 사람은 대한민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 발전을 기대하는 동시에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한국 유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 추기경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비무장지대(DMZ)개최를 희망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김 의장에게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신앙축제로, 지난 1985년 처음 시작된 이후 2~3년마다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대회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 가톨릭이 2027년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주제를 '평화' 또는 '순교자'등으로 정해 DMZ에서 개최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한국이 대회 유치 신청을 한 것을 교황님께서도 알고 계신다"며 "평소 교황님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낸다면 공식적으로 방문하겠다고 공언하신 만큼 교황님이 꼭 북한을 가실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만약 남북관계가 좋아져 교황님 방문과 세계청년대회가 DMZ에서 실현된다면 전 세계에 엄청난 사건이 될 수 있다"며 행사에 대한 큰 기대를 나타냈다.
김 의장은 "전 세계 청년들이 참여하는 축제인 만큼 꼭 한국에서 행사를 유치했으면 좋겠다.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조선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2021)을 기념해 진행된 사업들이 가톨릭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계기로 기념미사와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탄생) 제작이 이뤄졌다. 특히 성베드로대성당 외부 벽에 김대건 신부 조각상을 설치한다고 들었다. 이는 유 추기경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올해 상반기에는 반드시 완성할 계획이며 작가(한진섭 조각가)와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성베드로대성당 주변에는 전부 수도회 창설자를 중심으로 성인, 성녀들의 대리석상만을 세웠다. 그런데 제가 교황님께 부탁해 처음으로 그 전통이 깨지게 됐다. 처음으로 수도회 창설자가 아닌 김대건 신부의 상이 설치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로마=뉴스핌] 김은지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주교황청 대사관저에서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 = 국회의장실] 2023.03.14 kimej@newspim.com |
두 사람은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소재한 '해미국제성지'사업 지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해미국제성지는 1866~1872년 사이에 1000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당한 성지로 지난 2020년 국제 성지로 선포된 바 있다.
김 의장은 "유 추기경님이 대전교구장을 역임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는 '해미국제성지 순례방문자 센터 조성사업'이 있는데 서산시, 충남도를 거쳐 국비 지원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과 함께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의장님의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자신이 최근에 발간한 책'라자로(Lazzaro) 유흥식'이라는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자신을 '돈 라자로(라자로 신부)'라고 소개하며 "저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인터뷰로 정리한 책인데 교황님께서 직접 추천사까지 써주셨다. 한국에서 교황청 장관이 나온 것은 가톨릭교회가 그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국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