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에 약 500억원 자사주 처분으로 성장동력 발굴
대웅제약, 매년 느는 연구개발비·개발비 자산화 비용
파이프라인 4종에 '기대'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대웅제약이 모회사 대웅에 자사주를 처분하며 파이프라인 4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이번 자금 확보는 역대 최고 금액인 만큼 올해 적응증이 추가될 펙수클루와 엔블로정의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더해 섬유증 치료제와 자가면역 치료제도 5년 내 출시할 목적으로 임상을 진행중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자회사 대웅제약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대웅제약은 이를 통해 R&D 비용을 마련해 왔다. 금액으로 보자면 2019년 50억원, 2020년에는 299억원, 2021년에는 399억원 수준이다. 대웅의 대웅제약 자사주 취득은 지난해에는 없으나, 올해 들어서는 499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대웅제약은 이같은 자사주 처분에 대해 "R&D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성장 투자에 적극 나서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목록 [사진=대웅제약] |
실제로 대웅제약은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정부보조금을 받은 걸 제외하고 회사가 순수하게 연구개발비로 집행한 비용은 2019년 1405억원→2020년 1445억원→2021년 1758억원이었다. 이는 매년 매출액 대비 15%에 달하는 수치다.
개발비 자산화 금액도 적지 않다. 제약사에서는 파이프라인이 경제적 이익이 될지 불투명하기에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임상 3상을 넘기면서는 신약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져 비용을 자산으로 이연하는데, 이를 '개발비 자산화'라고 한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대웅제약의 개발비 자산화 금액은 2019년 197억원→2020년 338억원→2021년 675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이번 자사주 처분 이후 집중하겠다고 밝힌 파이프라인은 총 4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후기 임상,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후기 임상,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 ▲자가면역질환치료제 DWP213388 임상 1상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펙수클루는 한국에서 이미 발매됐으며 현재는 적응증을 확대하고자 후기 임상을 진행한다. 펙수클루는 미국과 중국에서 미란성 식도염, 한국에서는 비미란성 식도염,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로 인한 궤염 예방 등에서 3상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은 3상과 적응증 추가 임상을 동시에 진행한다. 현재 엔블로정의 단독사용, 메트포르민 병용사용, 메트포르민 및 DPP-4 억제제의 3제 병용 사용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연구개발 중이다. 특히 엔블로정은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연내 국내 발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엔블로정은 중국,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임상시험도 계획하고 있으며, 지난달 중국에서 엔블로정의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을 허가받은 바 있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정에 비만, 심장, 신장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하는 섬유증 치료제 DWN12088 후보물질은 단회 용량증가(SAD)와 다회 용량증가(MAD) 임상 1상을 기반으로 미국(22.06) 및 한국(22.09)에서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현재 다국가 임상 준비 중에 있다.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 및 DWP212525는 올 하반기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에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최근 국산 신약인 펙수클루와 엔블로 개발을 연이어 성공하며, R&D 역량을 속속 증명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뿐 아니라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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