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일부 지방정부들이 로컬 자동차 기업과 손을 잡았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연대해 소비자에게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를 진작함과 동시에 지역 기반 기업들에 활로를 열어줌으로써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뜻이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후베이(湖北)성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동차 구매 할인 정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 후베이성 정부가 이번 한 달간 여러 자동차 업체와 함께 파격적인 수준의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다른 지역 소비자들까지 후베이성에서 신차를 구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후베이성의 자동차 구매 할인 정책에 가장 먼저 참여한 것은 지역 국유 자동차 기업인 둥펑(東風)자동차그룹이다. 둥펑자동차 산하 브랜드인 둥펑혼다·둥펑닛산·둥펑시트로엥·둥펑푸조·둥펑펑선(風神) 등 모델에 정부-기업 연합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특히 둥펑시트로엥의 C6을 구매 시 지급되는 보조금이 최대 9만 위안(약 169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둥펑시트로엥 C6의 공식 판매가격은 21만 6800위안. 보조금 9만 위안은 후베이성 정부와 둥펑시트로엥이 각각 4만 5000위안씩 부담한다.
둥펑혼다 가격 인하폭도 크다. UR-V 모델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6만 8000위안으로, 옵션을 추가 선택하지 않을 경우 18만 위안이면 구매할 수 있다. CR-V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대한 보조금은 6만 위안, 최저 19만 3800위안에 구매가 가능하다.
둥펑자동차에 이어 비(非) 둥펑계 자동차들도 정부와의 공동 프로모션에 합류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갈무리] 둥펑(東風)혼다 모델별 보조금 |
업계 전문가들은 보조금 지급을 통한 가격 인하가 자동차 소비를 촉진함과 동시에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 증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후베이에 근거지를 둔 둥펑자동차 계열 브랜드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에 따르면 둥펑그룹의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215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의 승용차 목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많은 263만 대로, 이번 후베이성 정부와의 공동 프로모션이 가져올 단기 판매량 증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한편 또 다른 '자동차 대성(大省)' 지린(吉林)성 역시 후베이성과 유사한 정책으로 지역 자동차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린성 창춘(長春)에 본사를 둔 국유 완성차 기업인 이치(一汽)자동차 산하 모든 독자·합자브랜드의 승용차와 소형 화물차에 대해 총 1억 5000만 위안 규모, 차량당 최대 3만 7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후베이성과 지린성이 자동차 판매 촉진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자동차 산업이 지역 경제 발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후베이성의 경우 성 전 지역에 걸쳐 자동차 부품 기업 1400여 개가 밀집해 있고, 우한(武漢)경제개발구에만 8개 완성차 기업과 13개 완성차 생산공장이 포진해 있다.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추이둥수(崔東樹) 비서장은 "후베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공동 지급하는 거액의 보조금은 자동차 판매 부진 상황을 역전시키는 강력한 조치"라며 "소비자들의 선택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지방 정부의 자동차 구매 보조금은 1분기 자동차 시장에 안정적이고 강력한 지지력이 될 것"이라며 "특히 맞춤형의 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신에너지차 발전과 노후 차량 퇴출에 상당히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소비자의 소비 잠재력을 방출시켜 단기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