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한라산 중산간에서 외래종 사슴무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생태교란 등에 대비한 도내 사슴류 서식·생태연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해발 200m 이상에 주로 서식하는 대만꽃사슴, 일본꽃사슴, 붉은사슴 등 3종의 서식실태 조사와 생태연구를 통해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시식이 확인된 외래 사슴류는 겨울철에는 중산간 목장지대를 중심으로 서식하다가 여름철에는 고지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노루. 2023.02.27 mmspress@newspim.com |
제주도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꽃사슴류가 대만과 일본 꽃사슴인 것을 확인했으며, 붉은사슴은 중국의 쓰촨성 및 티베트 분포종으로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꽃사슴류는 한라산에 뛰노는 사슴과 백록의 의미를 되살리려는 독지가가 1992~1993년에 방사한 사슴 13마리가 번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붉은사슴은 관리 소홀 등으로 농가에서 방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래종 사슴류는 번식력이 강하고 먹이 활동으로 고유 식생에 영향을 주는 등 제주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다.
외래종 사슴류의 개체수 증가는 지난해 한라산연구부가 실시한 제주노루 개체수 조사에서 적정 노루 개체수 회복의 더딘 요인 중의 하나로 지목됐다.
이들 외래종은 제주노루에 비해 몸집이 배 이상 크고, 공격성도 높아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사슴류 분포, 출현 현황 등을 조사해 번식 여부 등 생태적 특성을 규명하고, 노루 등 야생동물이나 산림식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사슴류 분포지역 확대에 따라 생태 교란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사슴류의 생태, 행동특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서식실태 등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관리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mmspre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