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전략으로 북미·서유럽 진출 계획 내비쳐
LG생활건강 북미사업 이끈 이창엽 대표가 진두지휘
성장성 높은 해외 집중...인도·러시아 등 확장 가속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롯데제과가 북미, 유럽시장 진출 검토에 착수했다. 인도, 러시아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뒤 북미와 서유럽 국가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이창엽 신임 대표를 필두로 해외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북미, 서유럽 등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검토 단계에 돌입했다. K푸드 열풍에 합류하기 위해 중장기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식품군HQ 차원에서 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협업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합작투자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해외사업 확대 등 사업 전략은 신임 이창엽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첫 외부 출신 CEO인 이창엽 신임 대표는 한국P&G, 허쉬, 한국코카콜라 등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직전에 있던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CEO로 북미 사업을 이끌었다.
올해에는 인도와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지역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선다. 인도시장 제과법인인 롯데인디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초코파이 생산을 확대하고 빙과법인인 하브모어에 올해 상반기 중 빙과라인을 증설해 성수기 효과를 노릴 예정이다. 현지에 월드콘 제품 판매 확대 및 설레임을 론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빙과공장 건립에 착수, 2027년까지 5년간 총 7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에서는 초코파이, 초코파 등 주력제품의 생산,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초코파이 수요가 높은 러시아에서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해 러시아 법인에 34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과 창고건물을 증축한 바 있다. 올해 중에는 몽쉘을 론칭해 현지 초코파이류 1위인 오리온의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CIS 전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제과가 해외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고령화 등으로 시장 정체기에 있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사업에서의 성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경험이 있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해 롯데제과의 실적을 보면 국내보다 해외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롯데제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고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6.3% 감소했다.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늘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국내 제과 부문은 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했고 국내 푸드 부분은 80억원으로 같은 기간 67.5%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16.9% 상승,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대비 해외시장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확연히 높다. .
롯데제과는 올해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추진하는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제빵공장 1곳을 줄이고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육가공 공장 1곳, 건과 공장 1곳의 문을 닫을 예정이다. 품목 감소화로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한편 헬스&웰니스 카테고리는 강화한다. 무설탕 제로 브랜드 육성, 케어푸드 시장 진입, 식물성 음료, 패티 등 식물성 제품 확대, 단백질 음료 카테고리 다양화 등을 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롯데제과는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4~6%높이고 이익률을 최대 5%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롯데제과의 실적 목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합병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로 국내 껌, 캔디 시장 회복세가 기대되는 점, 인도에서 건·빙과 추가 라인 증설 및 신제품 판매 확대가 예정된 점, 원재료 및 환율 상승 부담 완화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이던스는 무리없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