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2.5%·삼성화재 2.1% 이달 말 인하
車보험료 인하, 고물가에 서민 고통 분담 차원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손해보험사들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내린다. 고물가에 따른 서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도 실질적인 체감이 크진 않을 것 같다며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25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6일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27일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28일엔 한화손해보험이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2.0~2.5% 내린다. 지난달 1일 롯데손해보험은 작년보다 자동차 보험료를 2.0% 인하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2023.02.09 rightjenn@newspim.com |
최근 몇 년간 정부와 여권은 고물가 시대에 민생 지원이 필요하다며 손보사들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자동차 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로 물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이에 대형손보사들을 중심으로 보험료 인하 논의가 이뤄졌고 올해부터 직접적인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이 80%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전년보다 개선된 점도 인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에서 85%를 차지하는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80.5%로 집계돼 지난해(81.0%)보다 소폭 개선됐다.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크게 반기진 않는 분위기다. 2.0% 정도의 인하가 전체 자동차 보험료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장 인하 폭이 큰 메리츠화재의 2.5% 인하를 예로 들면 지난해 100만원을 냈던 메리츠화재 가입자의 자동차 보험료는 97만5000원이다. 두 번째로 인하 폭이 큰 삼성화재(2.1%)도 지난해 100만원을 냈다면 올해는 2만1000원 적어진 97만9000원을 낸다.
손보사들이 실손보험 손해율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대폭 올린 점도 소비자들의 자동차 보험 인하에 대한 체감을 어렵게 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료는 평균 8.9% 올랐다. 2009년 9월 이전 판매한 1세대는 평균 6.0%,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 출시한 2세대는 평균 9.0% 인상됐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자동차 보험료는 조금 내리고 실손보험료는 손해율이 높다며 올리는 상황은 잘못됐다"며 "이는 새로운 보험산업에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으로 통보식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소비자 중심의 보험료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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