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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목적'으로 후보 비방…대법 "믿을 이유나 공익목적 있다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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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안상수 전 의원 '허위사실 유포' 사건
"사적 목적 있었지만 공익 동기도 있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선거에서 한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유포자가 그 사실을 믿을만한 이유가 있거나, 공익의 목적이 있다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모 씨 사건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강씨는 사회단체 '대한민국 미래연합'의 대표로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을 인천 동구·미추홀구 선거구에서 당선시킬 목적으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인 안상수 전 의원을 비방하고 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윤 의원의 보좌관 A씨 등과 안 전 의원이 '함바 브로커' 유모 씨로부터 함바 수주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내용, 안 전 의원에게 내연녀와 혼외자가 있다는 취지의 허위 비방 기사를 보도하기로 공모했다.

이에 강씨는 유씨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검경일보 홈페이지에 2020년 3~4월 순차적으로 '통합당 안상수 내연녀 등 통해 수십억 편취 혐의 검찰 피소', '통합당 안상수 사면초가…내연녀 등 통해 수십억 편취 혐의 검찰 피소 사실로 드러나', '통합당 안상수, 20년 연하 내연녀에 혼외자 의혹' 등 기사를 게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안 전 의원이 건설 현장의 이권을 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을 편취했다는 혐의는 사실로 확인된 바 없고 관련 혐의는 2017년 9월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으며,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는 2020년 2월 4일 완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20년 3월 기사 내용처럼 안 전 의원에 대한 고소장이 인천지검에 접수되지도 않았으며, 안 전 의원을 비난하는 취지의 인터뷰도 없었다. 안 전 의원에게 2명의 내연녀와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1심은 "강씨는 A씨 등과 공모해 안 전 의원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공연히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서 후보자를 비방함과 동시에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씨는 이 사건 보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료 제공과 보도의 내용·시기를 협의하거나 지시하는 등 범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선거구민에게 중요한 판단사항이 되는 사항에 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해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1·2차 보도에 대한 허위성은 인정되나 3차 보도에 대해서는 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 허위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3차 보도 내용은 진실한 사실로 믿었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를 보도한 데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가 있어 상당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3차 보도의 주된 내용이 안 전 의원의 내연녀 및 혼외자 의혹이었는데, 이 부분에 관해선 강씨 등이 이미 보도된 모 잡지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적시해 사실 적시에 있어 과장 또는 왜곡된 것이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다소 과장한 점과 비방의 의도가 표출돼 있었다 하더라도, 그 표현 방법이 단정적이거나 원색적이라고 볼 수는 없어 비방의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며 "안 전 의원을 낙선시키고자 하는 사적 이익이 그 동기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유권자들에게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하려는 공공의 이익도 한 동기가 됐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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