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거액 현금 약속하며 도와달라 요청
은신처까지 車바꿔가며 이동…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피를 도운 지인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동준)는 18일 김 전 회장의 친구 A씨(49)와 과거 지인 B씨(60세), A씨의 사회 후배인 C씨(37)등 3명을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뉴스핌 DB] |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0일 재판부에 요청한 기피 신청이 기각되자 도주를 결심하고, A씨와 B씨에게 사설 토토·카지노 운영 등 각종 이권과 거액의 현금 제공을 약속해 도피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김 전 회장은 재판부 기피 여부가 결정되기 전 이미 A씨와 B씨에게 도주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 10일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도피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B씨가 같은 달 11일 경기 하남 팔당대교 인근에서 김 전 회장을 차에 태우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조카 D씨의 차를 타고 팔당대교까지 이동해 전자발찌를 끊은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B씨의 차에 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B씨는 김 전 회장을 경기도 화성과 오산, 동탄까지 차량을 2회 갈아타게 한 뒤 C씨의 집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A씨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집에 김 전 회장을 이틀간 숨겨준 뒤 본인 명의로 임차한 동탄 아파트에 김 전 회장을 다시 숨겨준 혐의를 받는다. 임차한 아파트 보증금 2000만원과 월세 160만원의 임차료는 A씨가 지인에게 빌린 현금으로 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회장은 C씨가 마련한 은신처로 걸어서 이동한 뒤 C씨로부터 생필품, 휴대전화,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제공받으며 은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2020년 한 차례 도주됐다가 검거된 경험이 있는 김 전 회장은 최근 도주 과정에선 가족, 지인들과 접점이 없는 새 인물들을 포섭해 도주했다. 또 미국에 거주하는 친누나를 이용해 제3자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보안어플리케이션(텔레그램)을 사용하는 등 수사팀을 추적이 어려운 방식을 사용하는 진일보된 형태로 도피 생활을 하다가 한 달여 만에 검찰에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검거 후 "10여 년 전 연락이 두절된 지인들이 도피를 도와줬기 때문에 이대로 숨어 있으면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B씨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 인적사항을 확인했고, 수사망이 좁혀지자 A씨가 이튿날 자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A씨가 자수한 같은 날 오후 은신처 안방 드레스룸에 숨어있던 김 전 회장도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도주 이후 계속 은신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도피하는 데 쓴 현금은 주거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부연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회장에 대해 40년형을 구형했다. 범죄수익 774억3540만원 추징도 요청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