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의 민간 부문 고용 증가세는 예상보다 훨씬 가팔랐다. 이에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뉴욕 증시 개장 전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5일(현지시간)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23만5000명 증가했다. 11월 수치(12만7000명)나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3000명 증가)를 대폭 웃도는 결과다.
휴스턴 커피전문점의 바리스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고용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가운데, 급여도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급여는 전년 동월 대비 7.3% 올랐다. 특히 레저와 접객 분야 급여가 10.1% 인상된 영향이 컸다.
넬라 리차드슨 ADP 수석 경제학자는 "노동시장이 강력하지만 기업 규모나 업종별로 고용 상황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상반기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렸던 업종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일부 업종에서는 12월 고용을 줄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상품 생산 분야 산업에서는 2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던 서비스 산업에서 21만3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
세부적으로 레저·접객업에서 12만3000개의 일자리가 늘며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를 견인했으며, 전문분야·비즈니스 서비스업(5만2000개), 교육·헬스서비스업(4만2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반면 무역 및 운송·유틸리티업(-2만4000개), 천연 자원·광업(-1만4000개), 금융업(-1만2000개)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크게 늘었던 제조업의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는 반면, 서비스 업종의 일자리는 큰 폭으로 늘며 급여 인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 별로 보면, 49인 이하 소기업과 50인 이상 249인 이하 중견 기업의 고용이 골고루 늘며 총 38만6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반면 500인 이상 사업장인 대기업에서는 고용이 15만1000개 줄었다.
ADP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체 민간 고용은 월평균 30만개 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CNBC는 이 같은 수치는 6일 발표가 예정된 미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고용 수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고용 건수는 20만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11월 26만3000건에서 줄어든 수치다. 실업률 전망치는 3.7%로 전월과 같다.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더불어 연준이 금리 인상에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연준이 고강도 긴축의 근거로 타이트한 고용 상황을 언급해 온 만큼, 이번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통화 정책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 수치에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부각하며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반락했다.
역시 개장 전 하락세를 보이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 지수는 0.63% 오른 104.9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