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오리온·농심 등 오너 3·4세, 능력 검증대
유학파 출신 MZ세대...초고속 승진·핵심 업무 맡아
세대 교체 흐름...글로벌·신사업 등 먹거리 찾기 과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식품업계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등장하며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MZ세대에 속하는 젊은 경영인들이 중책을 맡으면서 기업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된 가운데 오너 3세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2023년 정기인사에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수석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1989년생인 담 상무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앞서 담 상무는 경영지원팀에서 해외법인관리, 예산수립 등 경영 지원 실무를 담당했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는 재무팀 평사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다. 입사 1년 6개월 만에 임원 승진한 그는 이달부터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서 경영기획, 신사업 발굴, 사업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CJ그룹은 통상 12월 이뤄지는 인사시기를 2달 앞당긴 지난해 10월 2023년도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하고 이선호 경영리더를 사내 핵심 직위인 식품성장추진실로 배치했다.
1990년생인 이 경영리더는 2013년 CJ에 입사한 후 2016년부터 CJ제일제당에서 근무했다. 지난 2021년 연말부터는 임원직급인 경영리더에 오르면서 식품전략추진실 전략기획1담당을 맡아 미주 사업을 총괄했다. 최근 인사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자리를 옳긴 이 경영리더는 미주·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 식물성 식품 등 신성장 동력 발굴 업무를 맡게 됐다.
왼쪽부터 담서원 오리온 상무, 신상열 농심 상무, 이재현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사진= 각사] |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상무는 2년째 지속되는 글로벌 원자재 고공행진 속에서 구매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며 경영 능력 시험을 치르고 있다. 1993년생인 신상열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농심 입사했다.
입사 3년 만인 2021년 11월 구매담당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신 상무는 현재 원자재 수급이라는 핵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한 그는 지난해 10월 농심 임직원들과 세계 최대 규모 식품 박람회인 '파리 국제 식품박람회 2022'에 참석해 글로벌 식품 트렌드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신사업 등으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전인장 심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씨는 지난해 6월 삼양식품의 콘텐츠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선임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94년생인 전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0년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헀으며 현재 삼양애니 대표와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 대표가 이끄는 삼양애니는 불닭볶음면 캐릭터 '호치' 를 앞세운 콘텐츠 마케팅을 비롯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사조그룹의 경우 3세 경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씨는 지난해 1월 식품총괄 부회장에 선임, 그룹 내 주력사업인 식품 부문을 이끌고 있다. 1977년생인 주 부회장은 연세대학교과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를 거쳐 2011년 사조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부터는 그룹 식품총괄본부장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식품총괄 부회장에 오르며 사실상 3세 경영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이 잇따라 전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학파 출신의 젊은 총수들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도 주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계 전반적으로 오너가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식품기업들의 경우 특히 글로벌·신사업 확대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중심으로 능력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