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군 고위직 물갈이 인사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서 결정 이뤄져
박정천 자리 리영길 전 국방상이 대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군 최고 실세로 김정은의 군부 최측근으로 불려온 박정천이 노동당 비서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에서 해임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8기 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 비서 해임・선거와 관련해 "박정천 동지를 해임하고 리영길 동지를 당중앙위 비서로 선거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7월 26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군부 주요 인사와 지휘관들에게 '백두산권총'을 선물로 나눠준 뒤 기념촬영을 했다. 김정은 왼쪽이 박정천 전 노동당 비서 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1.01 yjlee@newspim.com |
박정천은 지난 2019년 9월 군 총참모장에 오르면서 군부 최고실세로 자리 잡았고 이듬해 5월 차수로 10월에는 북한군 최고 계급인 원수에 올랐다.
또 2020년 9월 당 비서에 임명됐고 김정은이 상무위원장을 맞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에도 올라 권력의 핵심에 진입했다.
중앙통신은 박정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위원장 김정은) 부위원장 직에서도 해임된 것으로 전했다.
포병 전문가인 박정천은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부터 군부 과외교사로 가까이 하며 신임을 얻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도발 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정천을 해임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일 "누구에게도 군의 핵심 임무를 오래 맡기지 않겠다는 전형적인 북한판 회전문 인사로 볼 수도 있다"면서 "박정천 해임은 2인자 그룹에 대한 관리와 함께, 국방 부문에서 김정은의 공언과는 달리 성과가 신통치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김정은이 지난해 군사 분야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박정천에 대한 문책을 단행한 것은 주목되는 움직임"이라면서 "군사위 부위원장으로 함께 일한 리병철과의 파워게임에서 패했거나 업무가 중첩되는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천을 대신해 당 비서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꿰찬 리영길은 국방상에서 자리를 옮겼다.
리영길은 2013년 총참모장을 거쳐 2020년 사회안전상을 맡고 이듬해에는 국방상으로 임명됐다. 김정은 집권 초기부터 일부 부침이 있었지만 군부 요직을 두로 거치면서 신임을 쌓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사회안전상에 임명된 리태섭(왼쪽) 전 군 총참모장과 군 총참모장에 임명된 박수일 전 사회안전상.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1.01 yjlee@newspim.com |
총참모장은 박수일 사회안전상이 자리를 옮겨 맡았고, 리영길의 이동으로 공백이 생신 국방상에는 강순남 당 민방위 부장이 임명됐다. 사회안전상은 리태섭 총참모장이 맡았다.
당 주요 보직과 관련한 인사에서는 ▲당 중앙검사위 부위원장 김상건 ▲당 부장 오일정 김상건 김용수 리혜정 ▲장 제1부부장 김영식 ▲평양시당 책임비서 김수길 ▲황해남도당 책임비서 박태덕 ▲강원도당 책임비서 백성국이 임명됐다.
또 내가 인사와 관련해서는 ▲화학공업상 김철하 ▲경공업상 김창석 ▲품직감독위원장 조석철 ▲내각 정치국장 겸 당 책임비서 리영식 등의 임명이 이뤄졌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