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생산·소비·투자·고용·물가 지표 활용
거시경제 흐름 분석·전망해 통화정책 결정
감사원, 통계청 등 감사…한은, 발언 자제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치권에서 통계청 '통계 조작' 논란을 제기한 가운데 통계청이 공표하는 경제통계를 활용하는 한국은행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왜곡된 통계는 자칫 중앙은행 오판을 초래할 수 있고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각종 경제통계를 분석해 거시경제 흐름을 진단하고 전망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산업활동·고용·소비자물가동향 등이 주요 참고자료다. 한은은 이 자료를 토대로 국내 생산·소비·투자 흐름(산업활동), 취업자수와 실업률(고용동향), 물가 상승 수준(소비자물가동향) 등 국내 경제 상황을 점검한다. 특히 기준금리 결정 시 소비자물가동향을 핵심적으로 활용한다.
문제는 한은에 주요 통계를 제공하는 통계청이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정치권이 이 의혹을 간혹 제기하다가 감사원이 통계청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감사원은 통계청과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정부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와 관련해 실지감사(현장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올 초 수립한 연간 감사 계획에 따라 감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서울 중구 한국은행. 2019.03.29 alwaysame@newspim.com |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통계청이 문재인 정부 간판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성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계 조사 방식을 바꾸는 식으로 통계를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소득 양극화 확대와 집값 상승, 비정규직 증가 등을 감추기 위해 소득과 고용 통계 등을 조작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문재인 정부 때 통계 사전 열람 건수가 증가했다며 감사원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 분석업계 관계자는 "통계 조사 표본을 바꾸거나 기준연도 변경 등이 있을 경우 전년동월 등 과거 통계와의 비교는 무의미하다"며 "만약 이 경우에도 수치 간 비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을 해 통계 유의미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통계 조작 의혹과 통계청 감사와 관련된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한은이 타기관 감사받는 상황에 대해서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감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더더욱 발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멘트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통계가 조작됐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답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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