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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거창사건'은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소멸시효 적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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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유족 측 패소 판결…소멸시효 인정
대법 "헌재 결정 따라 장기소멸시효서 배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거창사건'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거창사건이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에 해당해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거창사건 피해자 유족 2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 청구 사건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거창사건은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1년 경남 거창군 신원면 일대에서 지리산 공비들이 경찰 등을 습격한 이후 국군 제11사단 소속 군인들이 그 지역 주민 수백 명을 집단 학살한 사건이다.

거창사건은 1996년 1월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사망자 및 유족결정이 이뤄졌고, 이번 사건의 원고들은 거창사건의 사망자로 결정된 망인들의 유족 내지는 상속인이다.

원고 A씨 등은 거창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정부 측은 A씨 등의 위자료 청구권 시효가 이미 소멸했다고 항변했다.

1심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부 측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거창사건은 국군에 의해 자행된 불법행위이므로 정부는 헌법 제27조에 따라 A씨 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다만 거창사건 사망자 및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민법상 시효정지에 준하는 3년을 넘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 등은 2017년 2월 사건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들의 위자료 청구권은 2010년 6월30일부터 3년이 경과한 2013년 6월30일 시효가 소멸했다"고 덧붙였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대법원이 2014년 2월 거창사건에 대해 최초로 소멸시효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선고하기 이전에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전에 해당 사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거창사건은 1945년 8월 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등의 경우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한 국가배상 청구는 장기소멸시효 적용이 배제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장기소멸시효를 적용해 A씨 등의 청구를 배척했다"며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거창사건법에 의해 사망자 및 유족결정이 이뤄지고,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거창사건에 대해서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3호에 규정된 사건이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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