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KT&G 낙하산 인사가 인삼공사 고위직" 주장
"전·현직 대표 모두 인삼 전문가"...인삼공사 반박
코로나19 타격 인삼 사업, 엔데믹 전환 후 회복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GC인삼공사는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낙하산' 발언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인삼 사업과 관련없는 KT&G 측 인사가 KGC인삼공사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FCP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현 FCP 대표는 지난 9일 KT&G 주요 주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명회에서 "국내 편의점에서 담배 영업을 하던 사람이 인삼의 글로벌화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며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사장의 자격 적격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그간 KGC인삼공사 대표직은 KT&G 측 인사가 내려오는 구조였다"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좋은 경영진을 모시려면 인삼공사가 독립된 상장회사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발언은 KT&G의 KGC인삼공사 분리상장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FCP는 지난 10월 말부터 KT&G측에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궐련형 전자담배 중심 사업 재편 ▲부동산 임대업 등 비핵심 사업 정리 ▲잉여현금 주주환원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해왔다.
FCP의 이같은 주장에 KGC인삼공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G와 KGC인삼공사 간 인적교류가 활발한 편인 것은 맞지만 단순 담배 사업 경력만으로 KGC인삼공사 대표직에 앉은 인사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허철호 대표의 경우 직전 KT&G에서 근무하며 남서울본부 본부장, 대구본부장, 홍보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 이전에는 KGC인삼공사에서 대외협력실 실장, 경영혁신 TFT팀장, 중국사업실 실장 등을 지내며 국내외 인삼 사업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 이전 대표들도 대부분 KGC인삼공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허 대표의 전임이었던 김재수 전 대표도 KT&G에서 영업기획실장, 부산본부장, 윤리경영감사 등을 거쳤으며 KGC인삼공사에서는 국내사업본부장으로 재임한 바 있다.
박정욱 전 대표는 KT&G에서 마케팅 본부장을 KGC인삼공사에서 국내사업부문장을 역임했으며 방형봉 전 대표도 KT&G 부산본부장, 대구본부장 등을, 인삼공사에서 마케팅본부장과 국내영업부문장을 거쳤다. 김준기 전 대표는 KT&G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지만 인삼공사에서도 비상임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 FCP를 비롯한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도 KGC인삼공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해당 제안은 인삼공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그러나 인삼공사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7년 1000억원 미만 규모에서 지난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매년 성장 추세다. 2017년부터 최근 5개년 해외수출실적의 연평균 성장률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 신규 거래처를 확대하면서 코로나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관련해 올해 3분기 인삼공사의 해외 매출액은 5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성장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87%, 일본 71%, 대만 63% 증가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KGC인삼공사 대표이사는 대부분 인·홍삼 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 선임된다"며 "글로벌 사업의 경우 중국·미국·일본·대만 4대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중동, 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