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에스엠 감사 추천·M&A 대응
SK케미칼·한진칼·한샘 등에 주주제안 잇따라
차파트너스, 사조오양에 자발적 상장폐지 제안
개인투자자 급증으로 주주행동주의도 각광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3월 주주총회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입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주총 전 배당확대부터 감사 추천, 상장폐지 제안에 이르기 까지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회사 측이 추천한 이사, 감사 후보에 반대권을 행사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서고 있어 주총에서 회사 측과의 표 대결이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주주제안을 통해 곽준호 전 KCF테크놀러지스 CFO를 신임 감사후보를 추천했다.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통해 고질적인 주가 저평가 현상 해소해야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2022.03.18 lovus23@newspim.com |
얼라인파트너스는 의결권 대리 행사권유 공시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에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와 관련 "에스엠 이사회가 거래 조건의 적정성과 대안의 검토를 독립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에스엠은 임기영 한라그룹 비상근 고문을 감사 후보로 내세웠다. 양측은 오는 31일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위임과 주주 표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M&A 이슈에 대해서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신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매각을 권고하기도 했다. 제3자배정 유증을 실시할시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유증을 실시하면 대주주에만 프리미엄을 주고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딜이 공개된 다음에는 내용이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라며 "정관상 유증은 경영상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맞지 않다고 본다. 만일 실제로 유증을 추진한다면 유증 취소 가처분 신청 같은 것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주주인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15일 주주들에게 전광현 대표이사의 재선임과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예정자인 안재현 기타상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이밖에도 재무제표 승인, 이사보수한도 승인에 반대표 행사를 예고했다.
앞서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2월 이사회에 집중투표제 도입, 배당확대 등을 제안했으며,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후보로 박철홍 안다자산운용 ESG본부 대표를 추천하기도 했다.
한진칼 주주인 KCGI도 주총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이 추천한 주인기, 주순식, 신성환 사외이사 후보 3인과 류경표 사내이사 추천, 이사 보수한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한 의결권 위임을 주주들에게 요청한 상태다.
또한 KCGI는 주주제안을 통해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전자투표 도입, 이사의 자격기준 강화 등 정관변경을 제안했다.
상장폐지를 제안한 곳도 있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사조오양에 자발적 상장폐지안을 제안했다. 운용사는 "회사의 영업가치와 보유부동산의 시장가치 등을 감안할 경우 장부가 기준 0.5배인 PBR은 더 크게 낮아지며, 최소 PBR 1배에 자발적 상장폐지하는 것이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배당확대, 자기주식 100억원 매입 등을 제안하고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외국계 테톤캐피탈파트너스는 한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상훈 교수를 추천했다.
최근 2년새 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한 만큼 주주제안과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주주제안 배경은 대부분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소액주주와도 이익이 일치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주행동주의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창환 대표는 "최근 들어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동학개미운동 이후로 개인투자자 숫자가 많이 늘어나게 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또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이전처럼 주주행동주의를 하는 운용사들은 막연하게 악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보는 시각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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