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저평가 책임은 경영진·이사회 탓"...압박 공세
내년 3월 사외이사 선임 목적...소액주주 동참 호소도
저평가 해소 실효성 글쎄...KT&G는 '검토 중'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T&G를 상대로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을 제안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가 백복인 사장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개토론 및 대면 미팅을 통해 직접 경영진과 이사회의 자격적격성을 점검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FCP는 이날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KT&G측에 요구한 5대 주주제안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한 취지다.
특히 이날 FCP는 KT&G 공세 수위를 높였다. KT&G의 성장에도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경영진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부재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KT&G로고 |
이상헌 FCP 대표는 "지난달 보낸 주주 서한의 수신인인 김명철 이사회 의장 및 이사회의 대응이 없다"며 "경영진이 이사회에 보고를 했다는 보도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역할이 부재하며 독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백복인 사장과의 공개토론 및 이사회와의 대면 미팅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공개토론 및 대면 미팅을 통해 경영진과 이사회의 자격적격성을 점검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경영진이 회사에 도움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법적인 권리를 활용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공개토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주주총회 전까지 실행할 여러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또한 FCP 측은 KGC인삼공사 분리상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의 자격 적격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그간 KGC인삼공사 대표직은 KT&G 측의 인사가 내려오는 구조"라며 "국내 편의점에서 담배 영업을 하던 사람이 인삼의 글로벌화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인삼공사가 KT&G와 분리되면 죄악산업 투자를 기피하던 해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훨씬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일부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허 대표의 경우 선임 직전 KT&G 영업본부에 있었지만 KGC인삼공사에서 전략본부 대외협력실장, 경영혁신TFT팀장, 글로벌본부 중국사업 실장 등을 두루 거쳤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허철호 대표는 오히려 인삼사업에 특화된 인물"이라며 "끼워맞추기식 주장이 일부 보여진다"고 말했다.
앞서 FCP는 지난 10월 말 KT&G 측에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궐련형 전자담배 중심 사업 재편 ▲부동산 임대업 등 비핵심 사업 정리 ▲분기배당·잉여현금 주주환원 ▲사외이사 선임 등 5대 주주 제안이 담긴 공개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인삼공사 분리 등 제안이 실행되면 5년 안에 KT&G 주식 가치가 다섯배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KT&G 측이 '검토 중'이라는 답변 외에 뚜렷한 반응이 없자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FCP의 목적이 '사외이사 선임'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제안 가운데 KGC인삼공사 분리상장과 비핵심사업 정리, 주주환원 등 나머지 제안들이 모두 단기간 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등 제안이 저평가 해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실상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에 올라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해 이날 이 대표는 일반 주주들에게 "KT&G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동참해달라"며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KT&G측은 "이번 주주서신과 관련해 회사는 주주를 비롯한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장기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극대화 차원에서 충실히 검토 중에 있다"며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그 결과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