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토론회 분수령…이달말 의무해제 로드맵 발표
"논의 필요하나 '1월 말' 시점 지정은 논란 부추겨"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대전시가 내년부터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를 하겠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통보하면서 관련 논의가 물살을 타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15일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23일 중대본 회의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완화시기 등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편 방역 전문가들은 젊은층 숨은 감염자가 많고 개량백신 접종률이 낮은 점을 들어 신중한 입장이다.
◆ 피로감 누적·실효성 의문…지자체發 '실내 노마스크' 촉구
7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대전시가 최근 코로나19 중대본에 전달한 공문에는 '오는 15일까지 정부 차원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자체 행정명령을 발동해 시행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충남도 역시 5일 독자적 의무해제 추진 의사를 밝히며 가세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일대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50인 이상 야외 집회, 공연, 스포츠 경기장 등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던 야외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이는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지 약 1년 5개월 만이다. 2022.09.26 kimkim@newspim.com |
대전, 충남 등 지방자치단체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근거로 식당·카페 등 실내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아이들 정서·언어발달에 좋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외국국가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한 이유다.
지자체에 이어 정치권, 급기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내년 1월말'로 해제 시점을 언급하면서 여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 총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시점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년 1월말쯤 그런 요건에 달할 수 있을까라고 선제적으로 생각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전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내년 1월말 해제 시행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또한 1월 말 실내 마스크 해제가 가능할거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6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지표를 보면 1월말도 불가능하지 않다. 자연면역과 인공면역이 합쳐지면 대부분이 면역을 갖게 되는 때가 1월말이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다만 "겨울 한복판에 독감이 극성을 부리고 코로나19도 안정이 안 돼 아직도 하루 평균 50명의 우리 국민이 돌아가신다. 이번에 개량백신을 최소한 절반 이상은 맞아야하며 70세 이상은 무조건 치료제를 드셔야 치명률이 확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 "7차 유행에 백신 접종률 저조"…조기 실내 해제 '신중'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방역 최후의 보루인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해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20대 젊은 층 중심으로 이른바 진단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폭증인데 추가 접종률은 바닥을 기고 있다. 7일 0시 기준 국내 18세 이상 성인 중 개량백신을 맞은 사람은 전체의 8.8%에 불과하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대상자 접종률은 23.2%(정부 목표치 50%), 감염취약시설 33.1%를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중증환자가 400명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지난 한 달간 사망자는 1300명 이상"이라며 "검사율이 낮은 상황에서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위중증·사망 수치통계를 예의주시해야한다. 하락세가 완만히 이어지면 병상 부족은 아니라도 일정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에는 속도가 붙었다. 마스크 의무화를 일부 장소로 한정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백화점·대형마트 같이 환기 잘되는 저위험시설부터 해제하는 것이 더 과학적인 방역조치일 것"이라며 "코로나·독감 등이 겹친 멀티데믹 국면에서 중요한 건 빠른 진단·처방으로 중증화·사망률을 낮추는 것이지 마스크 착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도 "일상생활에서 실내 마스크나 7일 자가격리 조치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코로나19 치료제 적극 처방 등 초기대응만 잘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실내마스크 자율화 논의를 추진할 때"라고 봤다.
다만 특정 시점·조건을 못 박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무화 조정을 위한 전제조건은 분명히 있고 그 조건을 충족해나가고 있다고도 생각 한다"면서도 "방역정책에는 특정 시점을 얘기하면 시원해 보이는 측면도 있겠지만 되레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논란을 부추기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