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직 미국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전 세계 50여개국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해외경찰서가 문을 닫을 때까지 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 영사관들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담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매슈 포틴저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중국 담당 국장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중국의 해외경찰서들은 중국이 우리의 국권(國權)을 약화시키고 중국인 민족성을 빼앗으며 민주주의 국가 시민의 권리를 빼앗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며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이 우리들 국경 안에서 불법적인 역외성 법 집행자들을 철수시킬 때까지 중국 영사관들을 폐쇄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의 동당 역에서 베트남 군인들과 공안들이 주변 경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페인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전날 공개한 후속 보고서에서 '110 해외 서비스 스테이션'으로 불리는 중국의 해외경찰서가 한국 등 세계 53개국에서 최소 102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들 해외경찰서가 표면상 금융사기·보이스 피싱 등 통신 사기·온라인 스캠 혐의를 받는 해외 도주자들의 귀국을 '설득'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해외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본국 송환을 강제하는 이른바 '여우 사냥'(Fox Hunt) 작전 임무를 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월 2일 특정 범죄 혐의를 받는 재외 국민과 외국인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끔 하는 관련 법을 통과, 이달 1일부터 발효됐다.
포틴저 국장이 언급한 '역외성'이란 다른 나라의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자국 국민, 또는 다른 나라의 관할구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국 국민의 지배를 받는 기업에 국내법을 의도적 또는 암묵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로라 하스 홍보 매니저는 "우리는 중국 공산당(CCP)이 지난 몇 년 동안 초국가적인 억압 노력에 박차를 가해왔다는 것을 안다"며 "해외경찰서들과 연계된 중공중앙통일전선공작부(UFWD·中共中央统一战线工作部)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영향력 행사와 내정개입 작전에 관여했다"고 알렸다.
중앙통일전선공작부는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으로 해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체제선전을 하는 부서라고 단체는 설명한다.
중국 해외경찰서 존재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지난 9월에 낸 이전 보고서를 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에 있는 (중국의) 경찰서 활동을 멈추겠다"며 자신이 차기 연방 하원의장이 된다면 중국 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달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의회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국내 주요 도시에 공인되지 않은 경찰서를 설립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중국은 해외경찰서로 표현하지 않고 재외국민을 위한 해외 서비스 센터라고 주장한다. 미국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미국 내 자발적으로 이러한 업무를 하는 곳들이 있지만 정부가 설립한 경찰서는 아니며, 재외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전면허증 갱신 등에 필요한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사용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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