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하며 안정적 조직 다지기
이재승 전 사장 빈지리는 '아직'...통신 네트워크 강화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023년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선 안정과 변화가 공존했다. 삼성전자 최초로 여성 사장이 배출됐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변화'였다면, 조직 내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지됐다는 점은 '안정'이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힘을 준 부분은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지목하는 통신 네트워크 사업부였다.
◆이영희 부사장 DX부문 글로벌마케팅 사장으로 승진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 사장. [사진=삼성전자] |
5일 삼성전자는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7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작년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회장 두 명을 승진시키며 조직 내부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면, 올해 인사에선 부회장 승진은 없었다. 반면 사장 승진 폭은 3명에서 7명으로 확대됐다.
이영희 사장은 총수 일가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이영희 사장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에서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대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일환으로 여성임원 수를 늘리고 있는데, 삼성전자 역시 그 연장선에서 여성 사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영희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측은 "이 사장은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삼성전자 최초 여성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종희 경계현 투톱...생활가전 이재승 빈자리는 '아직
가전·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DX사업부를 이끄는 한종희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사업부 경계현 사장 '투톱 체제'는 유지됐다. 금리 인하 및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며 조직 내 큰 틀의 변화 없이 안정을 택한 것이다.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의 빈자리가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채워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무도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하지 않으며 공석이 이어졌다. 사장단 인사 후 임원인사를 통해 그 자리가 부사장급으로 채워질 지, 아니면 한종희 부회장의 겸직이 이어질 진 여전히 미지수다.
◆5G·6G 네트워크에 힘 실린 인사
김우준 부사장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또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우준 부사장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고,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CTO겸 삼성 리서치장 사장을 겸직하게 됐다.
통신네트워크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세일즈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디시(DISH) 네트워크와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협상을 체결했는데 이 때 이 회장은 등산 애호가인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 회장이 방한했을 때 산행을 함께하며 계약 성사에 일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김 사장의 승진을 통해 차세대 통신 중심의 네트워크 비즈니스 기반을 공고히 하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