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조선 3사 공동 파업 돌입...내달 전면 파업 실시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조선 3사가 30일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한 노조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은 7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동조합 공동요구안 전달식 및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7.18 pangbin@newspim.com |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생산기술직 정년 후 기간제 채용 확대 ▲퇴직자 최대 2년 추가 근무 ▲치과 진료비 연 50만원 지급 ▲주택구매 대출 상환 15년 등을 제안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3사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교육비 지원 현실화 ▲사회연대기금 10억원 출연 등을 요구하며 거절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미 지난 3년간 임금 인상분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9만4000원이 올랐는데 이는 동종 업체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내년 신조선 발주량이 40% 가까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조선 3사 노조는 이날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내달 6일 공동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예정대로 조선 3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에 더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조선업계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에 앞서 자재들을 들여오며 사태를 관망하는 중이다.재고 물량을 소진하면서 파업이 끝날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실제 현대중공업도 이번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
이번 파업 대응은 한국조선해양과 지주사 HD현대 대표에 오른 정기선 사장의 리더십 시험대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지난 3월 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 대표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섰다.
정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이 3분기 18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우상향이 예상되지만 이번에 조선 3사 공동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정 사장이 노조 파업이라는 리스크를 순조롭게 해결할 경우 그룹 내부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임단협 연내 타결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사 양측은 최근 3년 간 매해 해를 넘겨 임단협 타결에 이르렀다. 지난해 임단협은 올해 5월에야 타결됐으며 지난해에는 7월에야 2019·2020년의 2년치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오늘 총력 투쟁을 진행하고 12월에는 공동파업에 이어 무기한 전면 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와 교섭을 통해 협의점을 찾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회사에서 노조에 협상안을 제시했고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임단협 관련 내용이 계속 노사 간 오가고 있다. 교섭을 진행해 빠르게 타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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