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4일차까지 1.5조…총공급의 22% 수준에 그쳐
여당, 지원 가능 주택 가격 조건 9억원 확대 요청
시장선 고정금리 대출 차주와 형평성 논란으로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 7일 안심전환대출 2차 신청이 시작됐지만 1단계 신청에 이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신청 조건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여당이 내년 안심전환대출 지원 가능 주택 가격을 9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에는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2단계 접수가 개시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신청건수는 9041건, 금액은 1조5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심전환대출은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 정책 모기지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안심전환대출 2차 신청은 1차 신청 때보다 신청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대상 주택 가격은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부부합산 소득도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2억5000만 원에서 3억6000만 원으로 각각 늘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시작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 상담창구에서 시민들이 안심전환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2022.09.15 mironj19@newspim.com |
하지만 1단계 접수분까지 누적된 금액 규모는 5조5119억원으로, 총 공급규모인 25조원의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2단계 접수도 총 공급규모에 미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심전환대출이 2단계 신청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건 현실 집값과 동떨어진 신청 자격 때문이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8843억원으로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조건을 넘어선다. 서울 아파트 평균은 12억6628만원에 달한다. 이에 집값 4억원까지 가능했던 1단계 신청 접수 과정에서 신청 조건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까닭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심전환대출이 부동산 가격 기준을 합리적으로 반영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울 등을 기준으로 볼 때 비합리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맞다"며 "집값 기준도 (대출 수요가 없으면) 더 올릴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신청률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여당은 내년 안심전환대출 지원 가능 주택 가격 조건을 9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최대 5억 원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직 정확한 시행 시기, 소득 기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당의 이같은 제안에 이번에는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9억원에 이르는 주택을 보유한 차주에게 서민·취약 계층 정책 금융상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이다. 또한 금리 인상을 예측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에겐 역차별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한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연 7%를 넘어선 가운데 전세 대출자는 안심전환대출은 이용할 수 없다. 서민·취약 계층은 전세 대출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요건이) 주택가격 9억원 이하로 올라가면 수요가 상당 부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지역에서는 9억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서민정책 금융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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