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200, 낮은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논란
프리미엄폰 대신 중저가 폰 중심으로 엑시노스 탑재 가능성도
"삼성전자, 엑시노스 안고 갈 것...문제 해결하고 자체 칩 개발에 주력할 듯"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퀄컴의 칩셋을 전량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자체 AP '엑시노스'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플 프리미엄폰 의식? 갤럭시S23에 퀄컴 AP 전량 탑재설 '솔솔'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 삼성전자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2022.02.10 hwang@newspim.com |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진행한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갤럭시S22에서 75%였던 퀄컴 AP의 비중이 '갤럭시S23'에서는 '글로벌 셰어'(Global Share)로 확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시리즈인 갤럭시S22의 경우 75%가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을 사용했고 북미 등 일부 국가에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자체 AP '엑시노스 2200'을 탑재했다.
퀄컴 측에선 '글로벌 셰어'가 100%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갤럭시S23에 퀄컴의 AP가 전량 탑재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엑시노스2200의 낮은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경쟁사인 애플에서 성능을 대폭 높인 프리미엄 폰을 속속 들고 나오는 상황에서 성능 문제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23에 스냅드래곤을 전량 탑재한다면 그건 삼성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며 "갤럭시S23을 가지고 아이폰 신작 등 다수의 프리미엄폰과 경쟁하기 위해 그만큼 좋은 제품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엑시노스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퀄컴이라는 선택지를 찾은 것이라고 본다"고 추측했다.
◆두 개의 AP 사용시 효율성 떨어져...엑시노스 향후 전략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
다만 삼성전자는 꾸준히 엑시노스를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상황, 향후 엑시노스를 가지고 어떤 전략을 구상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삼성전자 피재걸 시스템LSI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서 엑시노스 사업 중단설에 대해 "현재 당사는 시스템온칩(SOC)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리소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엑시노스 중단설을 일축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대신 중저가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효율성과 설계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엑시노스와 타사 칩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론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스마트폰에 AP를 탑재할 땐 각국마다 전파 기준 등이 달라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혼용했지만, 단순히 생각해봐도 한 제품에 두 개의 AP를 사용하기 위해선 설계도도 각각 필요하고 호환부품 역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에서 부품 조달 비용 등이 더 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땐 한 AP를 탑재하는 게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엑시노스 중단? 아직 일러...문제 해결하고 자체 AP 개발할 것으로 예상"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2.04.07 pangbin@newspim.com |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중단보단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도 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AP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삼성이 (자체)AP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아마 발열이나 수율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먼저 할 것이고, 최근 엑시노스2200을 ARM의 CPU를 기반으로 만들었던 것과 같이 더 좋은 방향으로 AP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삼성이 ARM을 인수할 가능성을 꾸준히 점쳐온 만큼, 이 역시 일리 있는 주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초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ARM와의 포괄적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ARM의 최대주주다.
한편 노태문 사장이 언급했던 갤럭시 전용 AP 개발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2' 기자간담회서 "(갤럭시 전용 AP 개발과 관련해)여러 파트너사들과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며 "시간이 굉장히 걸리겠지만 관련 팀들과 파트너사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있고 구체화되는 시점이 되면 시장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