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슬픔에 잠겨있는데 대남 도발 나서
"위로의 뜻 밝히지 못 할 망정..." 비난 일어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이태원 핼러윈 행사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와중에 북한이 대남 군사위협에 미사일 도발까지 나서면서 대북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실시된 북한군 전술핵 운용 등 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10.10 yjlee@newspim.com |
북한은 2일 오전 8시55분 기종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예고 없이 발사했다.
이 때문에 미사일 궤적으로 예상된 울릉도 일대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언론사 속보로 미사일 도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불안하고 뒤숭숭한 아침을 맞았다.
북한은 이에 앞서 전날 자정께 북한 군부 실세인 박정천 노동당 비서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실시를 빌미로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위협을 가한 것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31일 비질런트 스톰 훈련 첫날 공군 중앙방공통제소에서 영공방위태세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사진=합참] |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9월 25일부터 보름 간에 걸쳐서는 7차례의 집중적인 시험발사를 했고, 이어 동서해 지역에서 포격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의 경우 한국 사회가 이태원 참사로 인해 추모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벌어져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 행보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졌다. 위로의 뜻을 표하지 못할 망정 도발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한국전쟁을 통해 습득한 미국에 대한 3대 공포가 있다"면서 "핵 공격, 공중에서의 융단폭격, 대량삐라 살포 가운데 특히 북한을 초토화시킨 공중폭격(융단폭격 네이팜탄 등)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단말마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남한 내 여론보다는 한미 합동훈련에 선보인 미군의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2.10.31 mironj19@newspim.com |
북한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는 나흘째인 2일 오전까지도 사실보도 조차 않으며 침묵하고 있다.
남한 내 대형 사건・사고를 빌미로 대남 비난을 가하거나 자본주의 비판에 활용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난다.
한편 북한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국민장을 치르던 기간인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벌였다. 당시 남한 내에서 대북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북한이 남한 내 분위기보다는 핵 개발 프로세스에 더 무게를 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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