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통위 정기회의…"임시회의서도 논의 가능"
한은, 코로나19 대응 10조원 규모 한시 운용
금융투자업계 "금융안정조치 시급" 요청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단기자금시장 급랭으로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퍼지는 가운데 한국은행(한은)이 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시장 불안 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안정특별대출 카드를 다시 꺼낼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7일 정기회의를 열고 최근 현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는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나 금융시장 상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금융안정회의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대책을 요청하며 이번 금통위 정기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나재철 협회장은 구체적으로 이창용 총재에게 금융안정특별대출 재도입을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번 금통위 정기회의 안건 목록에 금융안정특별대출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은은 관련 내용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금융시장 내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실제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시장 상황을 보며 정기회의에서 논의하거나 비상시에는 임시회의를 열어서 관련 내용을 다룬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12 photo@newspim.com |
금융안정대출제도는 한은이 은행·증권사·보험사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방안이다. 은행·증권사·보험사는 일반기업이 발행한 잔존 만기 5년 이내 우량등급 회사채(AA- 이상)을 담보로 한은으로부터 돈을 최대 6개월까지 빌릴 수 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이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해 3개월 동안 운영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으로 기업과 은행 등의 자금 조달 경색이 우려되자 시장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카드였다. 한은은 당시에도 금통위 임시회의를 열고 총 10조원 대출 한도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안정대출제도는 일반적인 대출이 아니고 위기 상황에서 한은법에 따라 운용하는 특별대출 성격"이라며 "금통위원들이 판단할 내용으로 필요하면 언제든 논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위기 상황에서 쓰는 조치이기 때문에 금통위 임시회의를 열어서 논의 가능하다"며 "정기회의 안건이냐 아니냐에 연연할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안정대출제도 외 한은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시행한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기구인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도 재가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코로나 초기 시행한 한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 등도 재가동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기에 유동성 공급은 통화정책상 엇박자가 나는 것이나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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