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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재난] 불은 SK C&C, 타깃은 카카오…"아현화재와 유사"

기사입력 : 2022년10월17일 16:01

최종수정 : 2022년10월31일 14:36

잇따른 데이터센터 화재..."KT '아현화재'와 유사"
대국민서비스하는 카카오, 낮은 법 허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불은 SK C&C가 냈는데 타깃은 카카오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불은 집주인이 냈는데 세입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인거죠.".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하며 언론과 정치권 등의 관심이 카카오로 쏠려있다. 하지만 정작 최초 원인이 됐던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 이슈에 묻혀 한 발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데이터센터 화재는 잇따랐지만, 이번 화재가 더 부각된 이유는 판교 데이터센터에 대국민 서비스를 하고 있는 카카오가 메인 서버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가 제대로 서버를 이원화시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논란은 키우고 있다.

◆4년전 KT '아현화재' 소환하는 '카카오 먹통'

[성남=뉴스핌] 박승봉 기자 =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SK주식회사 인터넷 데이터센터 판교캠퍼스) A동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하 3층 무정전전원장치(UPS) 전기실 내 배터리 주변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시작된 것으로 1차 감식 결과가 나왔다. 2022.10.16 1141world@newspim.com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 판고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국과수에서 정밀 감정한 후 오늘, 내일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SK C&C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우리 쪽에서 알려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과 연결된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로, 한마디로 기업의 서버 호텔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기업들의 서버 공간과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과 서버에 적절한 습도, 온도 등을 제공하는 환경과 전력을 제공한다면, 고객사들은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서버를 가동시킨다. 서버가 작동할 때 서버에선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삼성SDS 과천데이터센터에서 난 화재의 경우 데이터센터 외벽에서 불이 났는데, 당시 그 화재로 삼성카드 온라인 서비스 전체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서비스 일부가 중단된 적이 있었다. 당시 중단된 서비스는 삼성 금융계열사에 한정된 데다 이 서비스들이 전국민 서비스도 아니어서 관련 피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데이터센서 화재에 따른 카카오톡 먹통사태와 더 유사한 재난 사례는 2018년 1월 24일에 발생한 KT '아현화재'다. 당시 KT 아현지사에 불이 나며 서울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의 KT 통신이 끊였고 이에 KT망을 쓰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 카드결제단말기 등 장애가 발생해 시민들이 혼란을 겪어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 아현화재를 통해 피해를 입은 것이 대국민 서비스였다는 점에서 이번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와 더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원화 의무 없는 카카오..."결국 비용 문제"

이번 카카오 먹통사태와 KT 아현사태가 다른 점이 있다면, 적용되는 법적 허들이다. 예를 들어 KT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나 전기, 가스 등과 같은 시설들은 국민 생활과 필수적으로 연관된 서비스로 이 서비스를 민간기업이 제공할 경우, 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하고 법에 근거해 관리된다.

반면 카카오는 '국민메신저'로 불리며 생활 밀접 대국민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기반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아 민간사업자와 동일한 낮은 법 허들을 적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카카오 서버 이원화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원화란 데이터센터에서 화재 등이 나는 재난 상황에 대비해 다른 데이터센터에 동일한 서버를 두고 백업해 주는 것인데, 법적으로 금융사들은 이원화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지만, 금융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은 이원화 의무가 없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무료 서비스인데, 이원화를 하게 되면 관련 비용이 두세 배는 더 늘게 된다"면서 "금융서비스의 경우,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면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어 의무적으로 이원화해야 하지만 카카오톡 서비스와 같은 메신저 서비스까지 강제해야 할 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카카오 같은 경우 자발적으로 재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 생활에 영향이 크다면 국민과 국회 합의를 통해 제도적 규제를 제정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 catch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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