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상 고물가 시 물가 안정이 중요"
12일 금통위…빅스텝 가능성 말 아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으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고 예고한 터라 해가 바뀌어도 기준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물가 정점 시기를 10월로 꼽으면서도 "물가가 5%대에서 얼마나 빨리 내려오는지도 중요한데 내년 1분기까지 5%대 아래로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 기본 입장은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물가 안정이 중요한 목표"라며 "물가가 5% 넘으면 다른 문제가 증폭될 수 있으므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는 인상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07 leehs@newspim.com |
한은은 당장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인상 폭을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이라 한은도 두번째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금통위를 코 앞에 둔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폭과 함께 한국경제가 감내 가능한 한·미 금리 격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기계적으로 보는 게 아니다"라며 "물가와 자본 이동을 중심으로 외환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으며 한국경제에 부담을 주지만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및 미국 달러 조달 방안인 '피마 리포' 활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통화스와프 체결은 경제주체 심리를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피마 레포를 활용할 수 있으나 한국 상황이 아직까지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나중에 필요하면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에서 추진하는 시중은행 가산금리 원가 공개 관련 법 개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막기 위해 은행 가산금리 원가를 공개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이 관련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총재는 "대출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예대금리 공시 제도가 소비자 보호, 은행 간 경쟁 촉진을 위해 도입됐으나 높은 부도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한 대출을 꺼리는 방향으로 가면 신용등급별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다른 방법을 통해 고치는 게 대출 원가 공개보다 리스크가 적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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