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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하체 단련에 좋아요"…MZ세대 중심 플로깅 모임 확산

기사입력 : 2022년09월21일 14:55

최종수정 : 2022년09월21일 14:58

'런지'와 '스쿼트' 자세로 플로깅 동참하는 시민들
담배꽁초와 커피 쓰레기로 가득한 골목길
주말 아침 플로깅으로 운동과 환경보호하며 '보람'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박두호 인턴기자 = "플로깅은 하체 운동이에요. 허리 숙여서 쓰레기를 주우면 허리에 부담이 갑니다. 런지와 스쿼트 자세로 쓰레기를 주워야 허리가 안 아파요"

직장인 권용운(33) 씨는 플로깅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플로깅의 효과와 팁을 설명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줍다'를 뜻하는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달린다'는 조가(jogga)의 합성어로, 산책 혹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의미한다.

21일 인스타그램 게시물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플로깅 관련 콘텐츠는 12만1000여개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저마다 플로깅에 참여해 산과 바다, 공원 등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인증했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모임을 통해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쓰레기로 50L 마대 자루 10개를 꽉꽉 채운 사진을 올리며 '해변정화 플로깅'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게시물에는 플로깅이 끝나고 카페에서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며 친목을 도모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플로깅 모임이 확산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7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하는 플로깅 소모임에 참가했다. 해당 앱은 플로깅뿐 아니라 스포츠 활동을 함께할 사람을 모집하는 플랫폼이었다.

[서울=뉴스핌] 박두호 인턴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골목에서 플로깅하는 모습. 2022.09.21 walnut_park@newspim.com

참가자는 모두 7명이다. 참가자들은 집결지에 모여 각각 10L짜리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하나씩 들고 출발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반바지나 트레이닝 바지, 반팔 등 활동하기 편한 차림새였다.

 ◆ 담벼락 위부터 벽돌 틈까지…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담배꽁초

"담배꽁초를 정말 신박하게 버리네"

 30대 직장인 김경민 씨는 얼굴을 찌푸린 채 담배꽁초로 쓰레기 봉투를 채웠다. 이날 한남동 거리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는 담배꽁초였다. 담벼락 위, 나무 아래, 횡단보도 앞, 벽돌과 벽돌 사이의 틈까지. 담배꽁초는 곳곳에 있었다.

[서울=뉴스핌] 박두호 인턴기자 = 수북이 쌓여 있는 담배꽁초를 집게로 줍는 모습. 2022.09.21 walnut_park@newspim.com

차도와 인도의 경계선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집게로 이를 들어 올리던 우태준(25) 씨는 담배꽁초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고개를 돌리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우씨는 "회사 근처에도 담배 꽁초가 쌓여 있는 곳이 있는데 한두 명이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버리기 시작하면서 쌓인다"며 "매일 누가 치워주니까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배꽁초 다음으로는 커피 쓰레기가 많았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에서부터 플라스틱 컵 그리고 캔 등이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담배꽁초가 한가득 담긴 일회용컵도 있었다.

제일 고역은 내용물이 남아있는 커피 쓰레기였다. 커피가 남아있는 일회용컵들은 커피를 따라내고 버려야 했는데, 커피에 담뱃재라도 섞여 있는 경우에는 썩은 담배 냄새와 찌든 커피 냄새가 풍겼다. 김씨는 "한남동 골목은 깨끗할 줄 알았는데 구석구석에 담배꽁초랑 플라스틱 컵이 이렇게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 침수 등 각종 재해 유발하는 '작은 쓰레기' 중심으로 

플로깅을 주최한 권씨는 큰 쓰레기보다 담배꽁초처럼 작은 쓰레기를 줍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가 오면 작은 쓰레기들이 빗물받이(배수구)로 모이기 때문이다. 빗물받이는 빗물이 하수관으로 빠지도록 거리 곳곳에 만든 시설인데 문제는 빗물에 쓸려 온 작은 쓰레기들이 빗물받이를 막아 배수를 방해한다. 

지난 8월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침수됐을 때도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길가에 버려진 작은 쓰레기들이 지목됐다. 이 쓰레기들이 빗물받이를 막아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것이 침수 피해를 키웠다. 습관처럼 버려진 쓰레기가 재난을 불러온 것이다. 

플로깅을 하기 전날인 지난 16일에도 비가 왔다. 이 때문에 쓰레기가 빗물받이 주변으로 쓸려와 담배꽁초, 플라스틱컵, 스티로폼, 비닐 등이 빗물받이 일부를 막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한동안 빗물받이 주변에 쪼그리고 앉아 쓰레기를 치웠다. 찢어진 스티로폼은 빗물받이에 꽉 껴 있어서 손으로 빼내야 했다.

[서울=뉴스핌] 박두호 인턴기자 = 빗물받이로 쓸려 온 담배꽁초, 플라스틱, 스티로품. 2022.09.21 walnut_park@newspim.com

김씨는 "스티로폼은 배수구를 꽉 막고 있어서 진짜 위험하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서 손을 빗물받이 안으로 넣어 온 힘을 다해 꽉 낀 스티로폼을 빼내면서 "또 태풍이 온다는데 이거는 진짜 치워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참가자들 여럿이 달려들어 쓰레기를 치웠지만 빗물받이 안으로 들어간 쓰레기를 모두 빼낼 수는 없었다. 참가자들은 집게가 닿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쓰레기를 꺼냈다. 대학생 박유정(23)씨는 "골목 곳곳에 있는 쓰레기 치운다고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겠지만 배수구를 막고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건 침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1시간 동안 10L짜리 봉투 11봉지를 채웠다. 쓰레기 봉투를 중간중간 꾹꾹 밟아가며 채웠는데도 순식간에 많은 쓰레기가 모였다.

쓰레기를 주운 다음은 분리수거 시간이다. 모임장 권씨는 "플로깅의 끝은 분리수거"라며 "쓰레기를 다 줍고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줍는 이유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쓰레기를 담던 100L 봉투를 받아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로 분류했다. 집게로 주워온 쓰레기 봉투에서 플라스틱만 골라내고 남아있는 10L 봉투는 발로 밟아 그대로 100L 일반쓰레기 봉투에 버렸다. 카페에서 나온 쓰레기와 플로깅으로 주운 쓰레기를 합치자 100L 봉투로 2봉지가 가득 찼다.

[서울=뉴스핌] 박두호 기자 = 이날 7명이 주운 쓰레기 (위),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로 분리수거 한 이후 모습(아래) 2022.09.21 walnut_park@newspim.com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제공한 카페 사장은 "우리 동네를 깨끗하게 해준다는데 고마워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인근은 담배꽁초가 정말 많은데 플로깅 덕분에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 1시간 만에 땀 범벅…"하체 운동도 하고 보람도 느껴요" 

플로깅이 끝나자 온몸이 땀 범벅이었다. 1시간 동안 총 1.58 Km, 2823보를 걸었다. 중간중간 멈춰 쓰레기를 줍다 보니 걸음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가파른 언덕과 계단을 오르고 쓰레기를 줍느라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느라 허벅지에서 근육통이 느껴졌다.

문수현(28) 씨는 "평소 러닝이나 등산을 자주하는데 플로깅도 운동효과가 엄청나다"며 "하체 운동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플로깅에 참여하면 혼자 운동을 계획하는 것보다 동기부여도 되고 보람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권씨는 "플로깅을 안 했으면 잠만 잤을 것"이라며 "주말 아침에 러닝을 하겠다고 하면 부담스러운데 사람들과 산책하면서 쓰레기 줍는다고 생각하면 부담되지 않는다"고 했다.

우씨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운동도 하고 쓰레기도 주우니 소소하지만 뿌듯하다"며 플로깅의 매력을 설명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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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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