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성공을 거두고 주요 거점을 탈환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러시아군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環球時報)는 14일 사설에서 "러시아·우크라 충돌 전세에 최근 일주일간 복잡한 변화가 나타났다"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초 '반격'에 나선 이후 우크라 군대가 이미 6000㎦의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주동적(능동적)으로 철수한 것이다. 부대를 새롭게 집결시켜 돈바스를 해방시키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실된 상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미국 서방 매체는 이미 우크라이나 반격이 대승을 거두었다고 축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글로벌타임스(環球網) 갈무리] |
매체는 러시아가 고전할수록 중국이 충격이 받을 것이란 외부 시선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먼저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에 있어 '호랑이를 탄 적이 없다'"라는 사설 제목은 국제 정치학자이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인 할 브랜즈(Hal Brands)의 트윗을 의식한 것이다.
할 브랜즈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 상황이 불리해지면 중국은 딜레마에서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 제목 중 '호랑이를 탄 적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던 중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게 된다는 뜻의 사자성어 '기호난하(騎虎難下)'에서 나온 말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과 무관하므로 러시아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매체는 "일부 서방 여론은 우크라이나의 빠른 진격이 '틀림 없이 중국을 불편한 지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심지어는 중국으로 하여금 '러시아 교훈'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고 아우성치고 있다"며 "이러한 논조는 황당하고 악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장에 있는 러시아군의 '실리(失利)'를 증폭시킴으로써 러시아 사기를 떨어트린 뒤 이를 중국의 '실패'로 견강부회하고자 한 것"이라며 "서방의 논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하나로 귀속시키거나 아니면 중러 사이에 균열을 내고자 시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입장 표명(러시아 고전으로 중국이 충격을 받을 것)은 미 서방 정치 엘리트들의 속마음과 바람을 드러낸 것이고 특히 당사자도 아니고 주동자는 더더욱 아닌 중국을 끌어들인 것은 완전히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악독한 동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중국이 왜 기호난하하겠는가(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매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중국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매체는 또한 "미국 등 많은 서방 매체와 정치인들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무기를 지원한 것이 우크라이나가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에의 무기 수송에 대한 여론을 강화하고 있고, 키예프(키이우)에 '중장기'적으로 전투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이는 유혈 충돌이 하루 빨리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길고 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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