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친환경차 판매량, 경유차 앞질러
국내 완성차업계 신규 디젤 모델 생산 중단
수입차에서 점유율도 5년 만에 47%→14%로 급락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친환경차의 판매 대수가 경유차 판매 대수를 앞질렀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탄소중립 트렌드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모습이다.
13일 완성차업계와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24만1238대가 판매됐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차가 14만1435대, 전기차가 9만9083대다.
반면 경유차는 23만2092대가 판매됐다. 아직 8월까지의 집계지만 경유차가 친환경차보다 연간 판매량에서 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경유차의 위치는 공고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5년 전인 2017년까지만 해도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등을 합쳐 경유차는 82만457대 등록됐다.
당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등록대수의 합계인 9만9010대의 8배가 넘는 수치인 것은 물론 휘발유차인 등록대수인 75만8635대 보다도 5만대 이상 많았다.
하지만 디젤게이트와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경유차는 지난 2019년 65만6253대로 85만2073대가 판매된 휘발유차에 뒤처졌고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지난해에는 2017년의 절반 수준인 41만5925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 2019년 10만4094대 판매되며 연간 10만대 판매량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23만9971대가 팔리면서 연간 판매량 20만대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역시 지난 2012년 517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200배 가까이 증가하며 지난해 10만355대가 판매됐다. 전기차가 연간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신규 디젤 엔진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에는 연구개발본부 조직을 개편하며 엔진개발센터를 엔진설계실로 축소했다. 엔진보다 전동화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을 진행한 것이다.
[사진= 현대차그룹] |
쌍용자동차 역시 최근 신차인 토레스를 가솔린 단일 엔진으로만 출시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출시해온 쌍용차도 탄소중립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는 이미 파워트레인이 디젤 엔진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7.16%에 달했던 수입차업계의 디젤 엔진 점유율은 2020년 30%대가 무너지고(27.67%) 지난해에는 14.14%에 그쳤다.
반면 2017년 9.8%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26.57%까지 성장했으며 전기차 역시 2017년 0.1%에 그쳤던 점유율이 지난해 2.3%까지 확대됐다.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와 전기차의 점유율은 2017년 9.9%에서 지난해 36%로 3배 이상 늘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차보다 친환경차의 판매 대수가 많다는 것은 디젤차 퇴출이 빨라지고 있고 그러한 현상이 소비자 구매로도 이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미 디젤차 생산을 중단한 곳도 많고 소비자도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디젤차 퇴출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젤차 생산은 2~3년이면 완전히 중단될 것이고 10년 내에 특수한 차종 빼고 승용 모델에서는 운행이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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